한국 북한과 함께 유엔가입 절차를 밟고 있어 유엔 동기생이라고 할 수 있는 마셜군도는 마이크로네시아 동쪽 남태평양의 망망대회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32개의 환초로 구성되었다. 이 군도의 북서단 40개의 작은섬으로 이루어진 환초는 1794년 영국 선단에 의해 발견되어 브라운섬으로 불려 왔으나 원주민들이 부르는 이름은 에니웨토크섬이다. ◆1차대전 이후 일본이 위임통치를 맡았던 마셜군도는 2차대전중에는 미군과 일본군간의 치열한 격전지가 되었으며 작은섬에 고립되었던 일본군은 거의 전멸되다 시피했다. 일본인들에 의해 징용으로 강제로 끌려가 에니웨토크섬 비행장 건설에 투입되었다가 1944년 2월 미군함정의 함포사격과 폭격에 전원 몰사한 한인노무자 2백30명의 명단이 얼마전 밝혀지기도 했다. ◆마셜군도 중에서도 에니웨토크섬과 비키니섬은 대전후 미국의 핵무기 실험장으로 사용되다가 폐쇄되어 지금은 주거가 금지된 방사선오염 지역으로 버려져 있다. 당시의 처절했던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현지를 방문한 일본기자는 안내를 맡은 에니웨토크섬 원주민이 한국의 전통민요가락인 아리랑을 정확하게 부르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반세기전 이곳으로 끌려와 강제노역에 시달리던 한인 노무자들은 틈만 나면 야자수 그늘에서 고향을 애타게 그리며 눈물로 아리랑을 합창하였고 그들의 구성진 노랫가락이 귀에 익어 원주민들마저도 따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모두 70안팎의 노인이 된 생존원주민들은 그 당시를 회상하며 요즈음도 아리랑을 즐겨 부른다고 한다. ◆1948년부터 1958년까지 에니웨토크서는 수소폭탄 3회,원자폭탄 40회 등 43회의 핵무기 실험이 실시되어 2차대전 전몰희생자의 유골과 유품 등은 흔적조차 찾을수 없고 몇명안되는 생존원주민이 무심결에 흥얼거리는 아리랑가락만이 한가닥 메아리로 남아있다고 하니 40여성상이 넘도록 남태평양의 망망대해를 방황하는 그 숱한 원혼의 한을 어떻게 달랠수 있을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