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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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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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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출신의 대학생에게 남한의 대학은 어떻게 비쳐졌을까. 아직은 짧은 기간의 학창생활이었으니 이질감은 당연한 것이지만 보는 시각이 비판적이다. 면학 분위기가 산만하고 주변의 편견탓으로 소외감 같은것에 젖어 있는듯 하다. 그들의 눈을 통해 본 우리대학의 오늘을 이렇게 정리,풀이해 보면 어떨까. ◆사제간의 몰인간주의­. 한 강의실에서 1백∼2백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하니 스승과 학생 사이에 무슨대화와 교감이 이뤄지겠는가. 교수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을 보고 질겁을 한듯 그들은 기가 막힌다고 말한다. 「강의 그만 합시다」고 내뱉는 무례 또한 거부감을 일으켰다. 이상한 인간관계에 회의를 느꼈음이 확실하다. 이러한 사제간의 몰인간주의를 체제의 차이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개인본위와 이기주의­. 청소 아줌마들이 쓸고 닦고 다니는데 학생들은 마구 더럽히고 다녀 대학구내가 온통 쓰레기 투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청결의식의 부족도 부끄럽지만,버리는 사람 따로,치우는 사람 따로라는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한심하기만하다. 가정과 사회에 번진 잘못된 버릇이 지성을 자랑하는 대학인까지 오염 시킨게 아닌가 두렵다. 지나친 이기주의는 오만을 낳게 함을 잊지말아야 한다. ◆끼리끼리만 움직이는 폐쇄주의­. 학연·지연 찾기는 우리의 공통된 병리현상이다. 애향심이나 모교애의 차원을 넘어서도 한창 넘어 섰다. 이 틈바귀에서 북한출신 학생은 친구사귀기가 어렵고 소외와 외로움을 느낀다. 같은 학과에서 2∼3명만 모여 다니고 중·고교 동문회가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통일논의의 감정주의­. 남한 대학생들은 북의 실상을 모르면서 의심을 많이한다. 통일이 되면 과연 북한 동포들까지 먹여 살릴 힘이 있는가고 반문한다. 가자 북으로 하는 통일만능의 사고가 밑받침이 없음을 꿰뚫어 보았다면 잘못일까. 귀순학생들이 얼마의 편견은 지녔다 해도 일리있는 지적은 귀담아 들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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