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혈액교환 추진 인추협서/서정주·김동진 작사곡/“사랑으로 38선 녹아라”/북도 「피나눔」 접촉 긍정적 반응「우리의 소원」처럼 남북의 구별없이 널리 불려질 또 하나의 「통일노래」가 만들어진다.
남북한 혈액교환운동을 추진중인 인간성회복추진운동협의회(인추협·회장 김부성·56)는 북한당국의 초청장을 기다리며 겨레의 혈맥을 잇는 이 운동의 성사를 위해 남북주민이 함께 부를수 있는 「헌혈의 노래」를 만들고 있다.
지난 6월 통일원으로부터 북한주민 접촉승인을 받은 인추협은 7월20일이후 가두캠페인을 전개,헌혈희망자를 당초 목표였던 1만명 이상 확보하고 마지막 관문인 북한의 초청장만을 기다리고 있다.
인추협은 이 운동의 취지에 공감한 미당 서정주 시인(77)이 회원이 되기를 자청하면서 피나누기의 성공과 통일을 염원하는 시까지 보내주어 큰 힘을 얻고 있다. 「이북동포에게 보내는 헌혈의 노래」라는 이 시는 사랑으로 38선이 다녹아 통일이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일,이 마음의 간절한 사랑을 담아/이 목숨의 붉은 피 뽑아 보내나니/그대 핏줄에 넣고 어서어서/사랑해다오 사랑해다오 그대도 사랑해다오/우리들 사랑으로 38선이 녹도록/38선이 다 녹아/통일이 오게 2,기러기는 겨울에만 북으로 가지만/우리의 핏줄은 쉬임이 없이/북으로 북으로만 뻗치어 간다/그리움으로 그리움으로 그대들 그리움으로/나날이 시간마다 뻗치어간다/38선이 다녹아/통일이 오게」
미당이 시를 보내자 역시 인추협 회원으로 가입한 평양출신의 원로작곡가 김동진씨(77)가 작곡을 맡고 나섰다.
인추협의 고진광 부회장은 『예술계의 두 원로가 마음을 모아 만든 노래를 남북동포들이 만나는 날 함께 부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미당도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는 순수민간운동에 작은 정성이나마 보태고 싶었다』며 북한이 피나누기에 호응한다면 누구보다 먼저 팔을 걷어붙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추협은 이같은 국내의 뜻을 모아 북한 당국과의 직·간접적 접촉창구로 일본 경도불교대의 미즈타니·고쇼(수곡행정) 교수(63)의 도움을 받고있다.
미즈타니 교수는 자신의 제자이면서 일본에서 활동중인 조계종 김천수 스님으로부터 운동의 취지를 전해 듣고 적극 도와줄 것을 약속한뒤 한덕수 조총련 의장,북한 사회과학원 황장엽 원장 등과 접촉을 시도한 끝에 비공식적이나마 일단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한다.
지난달 28일 인추협의 초청으로 내한했던 미즈타니 교수는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가진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일본인의 심정」이라는 강연에서 『한반도의 분단에는 일본도 큰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일본의 지식인으로서 통일노력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동료교수 2명이 북한을 방문,이 문제로 북한 당국과 접촉하고 있으니 조만간 어떠한 형태로든 매듭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추협 관계자들과 함께 이들 두 교수의 방북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고진광 부회장은 『초청장만 오면 언제라도 북한을 방문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돼있다』면서 『북한이 소련사태의 영향 등으로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번 일은 꼭 성사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인추협은 앞으로 헌혈희망자로 등록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대학구내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는데 돕겠다는 독지가가 밀려들고 있어 정식 후원회 결성도 추진하고 있다.<고태성기자>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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