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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경제 중앙통제 상실 “파탄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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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경제 중앙통제 상실 “파탄직전”

입력
1991.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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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공화국 통화팽창… 생필품 공급은 격감/인구 80% 빈곤층 전락위기 “대공황 양상”【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소련인들에게는 올 「겨울나기」가 최대의 고민거리다. 공산당 붕괴에 의한 압제로부터의 해방도 좋고 민주화와 민족주체성 확립의 희열도 잠시뿐 당장 먹고 살아야하는 경제상황은 중앙조정력의 상실로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때문에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옐친 러시아공 대통령 등 최고지도자 모두가 경제파탄을 저지하기 위한 노력을 새 연방형태·공화국간의 권리 등 정치적 이해에 앞서 최우선과제로 꼽고 있다. 쿠데타 실패후 최대의 혼란기에 실라예프 러시아공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4인 경제위」를 긴급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현재 소련이 직면한 경제상황은 「대공황」을 연상시킨다. 극심한 인플레로 3억 가까운 소련인구 가운데 80%가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있다.

치솟는 물가와 통화팽창으로 소련의 인플레율은 지난 7월 20%에서 8월중 24%를 기록했으며 9월은 3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스방크(국가은행)와 고스콤스타트(국가통계위원회)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7·8월중 통화공급은 각각 1백60억루블을 상회한 반면 저축은 거의 없어 상당한 액수의 자금이 시중에 나돌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통화공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각 공화국이 자체통화 제작을 앞두고 타공화국의 물자를 사들이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루블을 한꺼번에 내놓은데다 임금상승 등으로 국가은행이 무리하게 화폐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고스방크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통화발행액은 1천억루블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로인해 루블화는 80% 이상 평가절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점에서 경제회복 중책을 따맡은 실라예프 총리는 각 공화국 통화단위외에 유럽공동체(EC)의 유럽통화단위(ECU) 형태의 단일통화제 설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화팽창에도 불구하고 설탕 고기 의류 신발 등 일부 품목은 품귀현상을 보여 돈이 있어도 살수 없는 상태다.

식료품의 경우 양배추가 44.6% 감자 10.7% 오이 6.7% 등 전체적으로 46%의 가격상승을 보이고 있으며 의류는 35.1%가 올랐다.

가격상승과 루블화의 가치절하 등으로 지난 8월중 빈곤층으로 간주되는 인구가 5백20만명이나 되는 등 매일 17만명이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소련 러시아공의 경우 한달 평균 2백96루블 이하 소득(모스크바 평균 3백6루블)을 버는 계층을 빈곤층으로 구분하는데 이 계층의 범위가 인플레 등으로 계속 넓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올 인플레가 1천%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상당수의 사람들이 기본적인 생활필수품도 구입할 수 없으리라는 비관적 견해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엄격한 재정통제 조치가 없을 경우 소련의 통화량은 2천4백억루블(1천3백40억달러)에 달할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련정부는 이달말께 새로은 2백루블짜리 지폐를,올 연말께 5백루블짜리 지폐를 각각 신규발행할 계획을 갖고 있어 통화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를 잡기 위해서는 통화팽창을 억제하고 물가앙등을 막아야하나 전반적인 물자공급 부족과 품귀현상 및 정정불안 등으로 당분간 소련경제는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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