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맴도는 북한­일 수교회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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맴도는 북한­일 수교회담(사설)

입력
1991.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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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서 열린 제4차 북한·일본 수교회담이 예정보다 이틀 늦게 2일 별진전 없이 끝나고 말았다.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의 정세가 격변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번 북한·일본간의 수교회담에서 북한측이 좀더 유연성 있게 나오리라는 기대와 달리,두개의 한국문제나 이은혜 문제에 관해서는 오히려 경직된 입장을 고수,회담의 장애요인이 된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북한이 전쟁배상과 전후보상 문제를 강력히 주장하면서도 일본측의 청구권 형식으로의 해결방안에 적극 호응한것은 서방사회 특히 일본과 경제협력에 의한 난국타개에 역점을 두고 있음을 똑똑히 보여준 것이다.

북한은 동구권의 대변혁에 의해 소련과 동유럽 국가와의 경제협력이 불가능한 이상,북한의 어려운 경제적 위기를 당장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본과의 경제 협력의 길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는 인식에서 일본과의 수교를 서두르고 있는것은 다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은 지금 소련사태 이후 그들에게 닥칠 개방과 개혁의 내부적인 압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대대적인 사상통제를 가하고 있고 폐쇄적인 체제를 고수하기 위해 광분하고 있다. 이런 시대착오적인 행동이 계속되는 서방세계와의 경협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것이다.

우리는 북한과 일본과의 국교정상화회담이 진척되어 북한의 피폐한 경제가 회복되고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게 됨으로써 북한과 미국과의 수교가 수월해지고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수교가 트여서 전후 46년동안 계속됐던 한반도에서의 긴장이 해소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 평화통일을 앞당길 수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북한이 하루속히 자유와 개방시대로 흐르고 있는 세계적 조류를 직시하여 핵사찰의 무조건 수락에 동의,북한이 세계로부터 더이상 호전적인 국가라는 인식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북한의 핵사찰에 대해서 이처럼 강력히 요구하는 것은 북한이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될뿐만 아니라 북한이 무력적화 통일전략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표가 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경제적 난국을 타개하고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오직 남북총리회담 등 핵사찰을 받아들임으로써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는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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