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TV 9시뉴스 “리투아니아사태 왜곡” 폐지/프라우다 「당기관지」 표현삭제… 독립언론 봇물【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소련언론들이 새로운 새대를 맞아 변신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급진개혁파의 대두로 신문·방송·통신 등 각종 언론들이 종전의 보도태도에서 탈피,자유로운 기사를 게재하고 있는 가운데 소련에서 가장 유명한 저녁9시 뉴스 프로그램인 「브레미야」(시간)가 이제 더 이상 방송되지 않고 있다.
옐친 러시아공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에 동조한 크라프첸코 국가 TV·라디오방송위원회(보스텔 라디오) 위원장을 파면하고 모스코프스키 노보스티(모스크바 뉴스)지 편집장인 예고르·야코블레프를 그 자리에 임명,방송개혁을 단행했다.
급진개혁파 언론인인 야코블레프는 취임하자마자 국영TV 및 라디오를 전면개편 하는데 팔을 걷어 붙였다. 그 첫번째 조치가 그동안 2억8천만의 시청자를 가진 대표적인 뉴스 프로그램인 「브레미야」를 폐지하고 새로운 뉴스프로그램을 제작토록 한것이다.
매일 밤9시에 방송돼온 브레미야는 지난 20여년간 소련인의 일상생활을 지배할만큼 고정된 뉴스프로그램 이었다. 이처럼 오래된 프로그램이 폐지당하는 운명에 처한것은 크라프첸코가 지난 1월 리투아니아 사태를 사실대로 보도했다는 이유로 유명한 뉴스앵커인 타치아나·미트코바와 드미트리·키셀레프를 파면한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후 브레미야의 뉴스보도는 불공정 보도로 외면당했고 그러한 이미지 실추는 최악의 결과를 맞은 것이다.
신문에서도 역시 개혁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있다. 소련공산당 기관지였던 프라우다의 경우 지난 23일 쿠데타를 찬양했다는 이유로 정간조치를 당했으나 일주만에 복간돼 공산당의 선전기관이었던 전력을 완전히 탈피하고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프라우다는 1면에 항상 실었던 공산당 기관지라는 표현을 빼고 「레닌이 이 신문을 1912년 5월5일에 창간했다」는 말만 제호밑에 「살짝」 게재하고 있다.
1천1백만부의 발행부수를 자랑했던 프라우다지는 최근 3백20만부까지 부수가 격감했는데 이같은 변신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같은 위세를 쉽게 회복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관영통신은 타스도 사장을 전대통령 대변이었던 이그나텐코로 바꾼뒤 그동안의 통제된 보도대신 보다 신속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등 이미 엄청난 변화를 보이고 있다.
현재 일부 기자들은 타스통신을 주식회사 형태로 민영화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워낙 덩치가 큰데다 재정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어 연방정부가 재정지원을 하는 형태로 공영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과거 정부와 공산당의 선전을 해왔던 언론기관들이 탈바꿈하고 있는 가운데 수많은 독립적인 신문과 잡지 등이 발행되고 있어 소련은 마치 둑이 터진 정보의 홍수시대를 맞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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