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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고르비 택할 수 밖에 없다”(특파원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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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고르비 택할 수 밖에 없다”(특파원리포트)

입력
1991.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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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언론이 내다본 소련 앞날/미·불등 「무정부·급속약화」 불원/옐친도 “연방유지” 지지로 선회【파리=김영환특파원】 『폭주하는 역사과정에서는 제동이 걸리지 않는가』 가장 급진적인 민주주의자 일지라도 몇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민주주의과정이 불과 수일내에 이뤄지고 있는 최근의 소련사태를 프랑수아·퓌레같은 프랑스혁명사가들은 이미 「혁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프랑스 신문들은 매일 십수면씩,또 텔레비전들은 절반이상을 이 혁명에 관한 보도로 채우고 있다.

쿠데타로 곤욕을 치른 뒤에도 「인간적 사회주의」에의 확신을 버리지 않고 있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스스로 자신의 기반인 당중앙위를 해산,마치 「허공을 걷고있는 사람」으로 묘사하는 신문도 있다.

소련의 쿠데타이후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든 역사적 진행을 지켜보면서 떠오르는 의문은 고르바초프가 「역사의 패자가 될것인가」라는 점이다.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개혁을 함께 시도한 그는 등소평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소련에서는 천안문의 유혈도 없었는지 모른다.

민주열사의 장례식에 개인적으로 참석한 고르바초프 연방대통령과 러시아의 영웅이 된 민선 러시아대통령 옐친의 당당한 모습을 비교해 볼때 차라리 역설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러시아 최고회의에서 자신의 결정을 고르바초프에게 강요했고 장관임명에 거부권을 행사할 때에는 러시아가 거의 소련과 동의어인듯 보였다.

그러나 곧바로 옐친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카자흐스탄공화국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차르도 소련의 차르도 필요없다』면서 카자흐스탄은 누구의 작은 동상도 되지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아울러 국방과 외교의 통일도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만일 러시아와 백러시아 그리고 우크라이나공이 무기를 갖겠다면 우리도 갖겠다』고 나섰다.

결국 르몽드가 28일자에서 지적한대로 파워게임을 진정시킬 필요가 생긴 것이다.

이렇게되자 소련내의 패권은 잡았지만 소련해체 이후의 설계를 미처 상상못한 옐친은 『각국의 자결권은 인정하지만 연방조약 체결때까지 이를 미루자』면서 각국의 독립선언에 대해 러시아로서는 국경선 문제까지 제기할 것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현재 소련에는 각 공화국간의 관계,공화국과 연방과의 관계,그리고 이들간의 외교·국방,핵무기 관리문제,관세·국경통제 등 수없이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핵무기 사용에 대해 러시아공의 루츠코이 부통령은 「러시아공의 거부권」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는 소련을 누가 관리하는지,해체 후의 구도가 어떻게 될지 모를 상황이다.

정신을 가다듬은 고르바초프는 『만일 연방조약 거부로 소련이 해체된다면 자신은 대통령직을 사임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아직까지는 약화된 연방대통령의 필요성을 알고 있는 옐친 등이 고르비를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부시 미 대통령도 핵감축의 파트너로서 큰 의미를 지녔던 고르바초프가 약화되면 소련이 무정부상태로 될것을 우려하여 발트 3국의 승인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쿠데타의 제1단계가 성공했다고 분석,어정쩡한 태도를 취해 매스컴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았던 프랑스 정부도 고르바초프­옐친이 균형을 회복해 소련이 안정을 찾아 독일의 견제세력으로 남기를 원하기 때문에 소련의 약화를 원치 않는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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