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적이거나 공격적인 이상성격을 새디즘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모욕받고 학대받는 쪽을 택하는 수동적인 이상성격을 마조히즘이라고 말한다. 근래엔 이 두가지 모두 뿌리가 같은 이상성격이라고 해서 새도·마조히즘이라고도 말한다. 이상성격이라곤 하지만,사람에겐 흔히 있게 마련이고 또 긍정적·부정적 면이 있다. ◆새도·마조히즘이란 나치스독일을 연구한 사회심리학자 에리히·프롬이 주목한 현상이다. 히틀러의 노예가 되기를 택한 독일사람들이 동시에 유대인을 잔인하게 학살한 현상을 그는 새도·마조히즘으로 설명했다. 건강한 사람은 남을 공격하는 새디즘도,그렇다고 남의 노예가 되기를 원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그는 강조했다. ◆경복궁앞을 가로 막고선 국립중앙박물관,그러니까 옛 일제의 조선총독부를 허느냐 마느냐로 여론이 뜨겁다. 조사기관에 따라 헐자는 쪽이 많은가 하면,헐지말라는 쪽이 많은 경우도 있다. 최근의 예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헐지말라는 쪽이 56%로 많았다고 했다. 스스로 자기몸에 매질하는 마조히즘식 발상이다. ◆정부는 「세종로 관청가 정비계획」을 마련했다 한다. 98년까지 옛 내부 청사자리에서 현 미대사관자리까지 현대적인 정부청사를 짓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이 끝나는 대로 옛 조선총독부 건물을 어떻게 할것인지 결정할 작정이라고 했다. ◆문명국가의 전통왕궁치고 경복궁꼴로 돼있는 궁전은 세계에 없다. 교훈과 자존심을 혼동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러선 안된다. 자책도 지나치면 자해가 될뿐이다. 당연히 경복궁을 복원해서 「자존심」을 복원하지 않은채 역사적 교훈이나 자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해를 마치 사려깊은 반성으로 착각하는 마조히즘은 분명히 잘못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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