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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복구 막바지작업 김영환 부산시장(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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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복구 막바지작업 김영환 부산시장(초대석)

입력
1991.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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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미래모습은 동남권 수도”/인공섬 큰 부작용 없어 계획 불변/「4장 부재」 올안 반드시 결말낼것/북방시대 맞아 무역등서 큰몫 기대… 용지난등 악조건 불구 전망밝아/대담 장명수 편집국차장부산 시민치고 「인공섬」과 「3난4장」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그것은 오늘 부산이 안고있는 최대 현안들이다. 재정난·교통난·용지난의 3난과 화장장·쓰레기 매립장·분뇨처리장·연탄단지의 4장 부재는 부산의 발전을 어렵게 하는 심각한 과제들이고,하나의 활로로 추진되고 있는 경도·송도 사이의 인공섬건설은 찬·반양론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 과제를 이끌고 가는 김영환 부산시장은 1960년 경남도청 서기로 부산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지 30년만인 1990년 부산시장으로 되돌아왔던 입지전적 공무원이다. 태풍 「글래디스」 피해복구로 눈코뜰새 없는 그를 만나보았다.

▶부산은 태풍 「글래디스」 피해가 유난히 심했는데 복구상황은 어떻습니까.

『부산지역은 이번에 총강우량이 5백5㎜,23일 하루 강우량이 4백39㎜에 이를 집중 폭우가 쏟아졌는데 이는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하루 강우량으로 최고치입니다. 특히 금정구는 6백49㎜의 폭우가 쏟아져 1904년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었습니다.

이번 피해는 재산피해가 76억4천8백만원,인명피해가 66명(사망 27명)으로 집계됐는데 8월말까지 도로·하천·수리시설과 소규모 시설에 대한 복구를 겨우 끝냈습니다.

특히 피해가 심했던 사상공단은 만조시 낙동강의 수위보다 낮은 저지대로서 상습 침수지역이므로 이전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저지대에 있는 공해업체 우선으로 현재 조성계획중인 명지·록산공단과 신호리 공단에 이전토록 하고,장기적으로는 낙동강 하구 개발지역을 이전후보로 잡고 있습니다. 지형에 따라 1∼1.5m 복토를 한후 건물을 신축하도록 건축허가 제도를 보완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인명피해 총 66명

▶부산의 「3난」이 다른 도시보다 유난히 심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부산은 지형적으로 산을 뒤에 두고 바다를 앞에 둔채 길게 뻗어있으며,전체의 70%가 산이고,도시중심부를 산이 가로막고 있는 등 악조건을 가진 도시입니다. 동·남쪽은 바다,서쪽인 낙동강 유역은 철새도래지와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뻗어나갈곳도 없는 상황입니다.

부산의 총면적 5백25.9㎢중 활용가능한 면적은 27%에 불과,공업용지·택지·도로의 부족이 심각한데,주택보급률은 59.9%로 서울 60.9%보다 낮으며,시민의 21%가 해발 40m이상 고지대에 거주하는 형편입니다. 공업용지 부족과 지가앙등으로 많은 업체들이 부산을 떠나고 있고,이런 추세속에 시재정이 더욱 나빠지고 있습니다. 도로율은 12.81%로 서울 18.2%보다 낮고,도심 주행속도로 시간당 15.9㎞로 서울 17.2㎞ 대구 24㎞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도로부족이외에 수출입 화물의 영향도 큰데,부산항이 우리나라 컨데이너의 95%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교통난을 유발하는 중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부산의 전체 교통물동량중 40%가 화물일 정도입니다』

▶주택난·교통난이 서울보다 심하다니 놀랍습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갈 생각입니까.

『도로를 만들자면 대부분 산을 뚫어 터널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도로율 1%를 높이는데 7천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이 듭니다. 서울 수준으로 도로율을 끌어올리려면 4조원이 드는셈 입니다. 교통난 해소를 위해서는 중장기 계획으로 장림­사상간 도심순환도로와 록산­김해간 외곽도로를 추진하고 있고,95년까지는 도로율을 16%로 올릴수 있을 것입니다.

○95년엔 도로율 16%

용지문제는 부산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재 용지개발을 추진하고 있는곳은 낙동강 하구 매립지 3백50만평,지토리의 첨단산업 연구단지 2백여만평,해운대 탄약창부지 1백만평,그리고 경도·송도 사이에 만들 2백60만평 규모의 해상 신도시(인공섬) 등입니다.

인공섬은 부산개발의 핵심인데 무역·금융·정보기능을 집합하는 신시가지를 조성,부산을 동남경제권의 중추도시로,태평양 시대의 관문으로 키워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신시가지는 11년 걸려 오는 2003년 완공할 예정입니다』

▶인공섬 문제는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은데 그대로 밀고갈 생각입니까.

『부산시와 YMCA 등 시민단체들이 각기 여론조사를 실시한바에 의하면 부산시민들은 대체적으로 인공섬 건설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인공섬 건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68.7%∼83.8%에 이르고 있습니다. 일부 시민단체와 학자들은 환경파과와 오염,교통난 악화 등을 이유로 인공섬 계획에 반대하고 있으나 시는 이미 국립과학기술원 등 공신력있는 기관과 각 대학연구소에 의뢰하여 인공섬 건설이후 환경·조류·교통량의 변화 등에 대해 충분한 연구검토를 했으며,크게 우려할 변화는 없으리라는 결론을 내린바 있습니다. 시의회 안에도 이견이 있으나 곧 해소되리라고 생각 합니다』

▶부산의 산업현황은 어떻습니까.

『부산의 산업은 45%가 신발공업이고 그밖에 조선·봉제·철강이 주축인데 모두 노동집약산업이어서 도시형으로는 부적합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장차 부산이 대도시다운 생산체제를 유지하려면 첨단산업을 육성해야 하는데,아까 말씀 드린대로 용지난 때문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사상공단만해도 땅값이 평당 1백만∼2백만원이나 하니 기업들이 들어와 채산을 맞추기 어렵고,이런저런 이유로 77년이후 부산지역 산업체의 5%가량인 3백50개 업체가 부산을 떠났습니다.

○용지난이 산업장애

세계의 대도시들은 일반적으로 야간인구가 적고 주간인구가 많은 법인데 부산은 역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침이 되면 많은 인구가 울산 양산 등으로 출근 했다고 저녁이면 돌아오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부산은 생산도시에서 소비도시로 전락하게 될겻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용지개발은 부산의 현안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입니다』

▶부산은 오랜 야도인데다 김영삼씨의 본거지이기 때문에 대구에 비해 손해를 많이 봤다고 불평하는 부산 시민들이 많습니다. 김영삼씨가 민자당 대표위원이 된후 국고지원이 좀 늘었습니까.

『그동안 부산에 대한 정부지원이 부족했던것은 사실이지만,아마 대구시민들도 똑같은 불평을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이나 대구같은 큰 도시가 정부재정에 많이 의존하기는 힘든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부산항만시설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지역성과는 무관한 것입니다. 항만시설은 지역시설이 아닙니다』

▶부산항에서 들어오는 수입은 국고로 들어가고 부산항이 유발하는 교통물량과 교통물량으로 인한 도로파손 부담은 부산시로 넘어온다는 시민들의 불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로는 당연히 항만시설의 일부로 봐야하기 때문에 부산항의 화물물량을 처리할 전용도로 건설을 정부에 요구했으며 95년까지는 완공될것입니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항만관리청은 지방자치단체 소속인데 우리도 언젠가 지방자치 단체 관리로 넘어 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부산항에 대한 투자가 수입보다 크므로 우리가 넘겨받는 것이 반드시 유익하다고 볼수는 없습니다』

○화장장 가장 큰 문제

▶「3난4장」 중 4장 부재는 어떻게 풀어갈 생각입니까.

『4장(화장장·분뇨처리장·쓰레기처리장·연탄단지) 부재는 돈이 많이 들어서 못하는 사업이 아니고 시민들이 자기지역에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못하고 있는데,인구 4백만의 도시에 화장장 등이 없어서 겪는 시민들의 불편을 생각할때 어떻게든 이 문제를 금년안에 해결할 각오입니다.

연탄단지는 현재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둔치도에 만들기 위해 정부와 절충중이고,분뇨처리는 배출량의 절반정도를 대한해협 중간지점에 해양투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분뇨 해양투기는 일본의 많은 도시들이 하고있는데 앞으로 환경처의 검토가 있어야 할것이나 큰 문제는 없을것입니다. 가장 시끄러운것이 화장장입니다. 무연무취의 현대식 시설인데도 후보지마다 안받으려고 반대가 심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시밖에서 안되면 시안에서라도 부지를 정해 반드시 해결할 각오입니다. 시의회의 협조는 물론 행정력·공권력을 총동원하여 내년에는 공사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부산의 문화는 아직도 낙후된 편입니까.

『경제적으로도 서울·부산의 격차가 심하지만 더 심각한것이 문화격차입니다. 부산의 문화는 걸음마단계 입니다. 현재 시립교향악단·시립무용단 등을 갖고 있고,1천5백석 규모의 시문화회관 대강당과 2천2백석 규모의 시민회관을 공연장으로 활용하고 있으나,종합체육관이나 미술관 하나없는 도시 입니다. 그러나 5개 대학에서 해마다 문화인력을 배출하고 있으므로 성장 잠재력은 높습니다. 시민들의 문화욕구도 아직 활발하지는 않으나 문화행사가 활발해진다면 수요도 늘어날 것입니다. 연내에 시민회관 중·소강당이 완공되면 큰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시장께서는 개인적으로 부산과 어떤 인연이 있습니까.

『저는 부산에서 낳아 부산에서 죽 공부했고 무엇보다 경남도청 서기로 공무원 생활을 처음 시작한곳이 부산입니다. 부산에서 영도 구청장·기획관리실장·부시장 등을 지냈고,서울 등으로 임지를 옮겨다니는 동안에도 가족들은 죽 부산에 남아 3남매가 모두 이곳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부산은 제가 가장 좋아하고 또 가장 인연이 깊은 도시입니다』

○재정자립도 86.5%

▶시장이 꿈꾸는 미래의 부산은 어떤 모습입니까.

『부산은 한국 제2의 도시이지만 오늘의 상황은 매우 불만족스럽습니다. 재정자립도 86.5%에 머물러있고,시민 1인당 예산수혜액은 26만2천원으로 인천(36만1천원) 광주(31만8천원) 대전(29만1천원) 대구(28만3천원) 서울(26만5천원)에 이어 6대 도시중 최하위입니다. 1인당 담세액도 14만4천으로 서울(22만7천원) 인천(16만8천원) 경기(15만9천원) 대전(15만3천원)에 이어 4위입니다.

그러나 부산의 미래는 밝습니다. 부산은 앞으로 명실상부한 동남권의 수도로 커갈것이며,북방시대·환태평양 시대를 맞아 관문으로서의 기능을 다할 것입니다. 수도권의 지나친 팽창을 막고 국토의 균형있는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서울 중심으로 돼있는 금융,인허가,문화예술,교육기능을 과감하게 분산시켜 동남권에서는 서울에 가는 대신 부산에 와서 볼일을 다볼수 있도록 부산이 성장해야 합니다.

북방이 열리면서 부산은 한층 활기를 띠고 있으며,앞으로 홍콩의 대역기능을 일부라도 맡을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항만시설뿐 아니라 항공시설도 점보기가 내릴수 있는 수준으로 확장하게 됩니다. 또 인공섬이 완공되면 국제금융·무역·컨벤션센터로 큰 몫을 하게 될것입니다. 부산이 현재 컨테이너의 95%를 처리하고 있고,동해에는 컨테이너 시설이 부산밖에 없기 때문에 북방시대를 맞아 부산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소련 동해안의 나홋카,블라디보스토크와은 자매결연을 위한 양해각서를 이미 교환한 상태입니다』

◇약력

▲1960 부산대 행정학과 졸업

▲1960 경남도 공무원(9급)

▲1982 울산시장·마산시장

▲1986 부산시 부시장

▲1990 내무부 기확괸리실장

▲1990 부산직할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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