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연내 「신연방」 체결·총선”/“고옐친 갈등불구 협력할것/극동개발등 한소 경협 중요/쿠데타 실패는 맨손으로 맞선 국민의식 때문”보리스·옐친 러시아공 대통령의 고문인 게오르기·아르바토프 소 연방최고회의 국제분과 소위원장겸 미·캐나다 연구소장은 28일 한국일보와의 단독회견에서 이번 소련 쿠데타후의 정치일정 및 신연방조약 등 향후 소련정국의 향방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옐친의 측근인 아르바토프 고문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신사고 외교정책 입안자이자 소련최고의 서방통이다. 그의 저서 「소련의 세계전략」은 한국에서 번역출판되기도 했다. 아르바토프 고문은 그동안 수차레에 걸쳐 한국을 드나들면서 한소수교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아르바토프 고문은 이날 회견서 『이번 쿠데타는 민의의 승리였다』고 전제하고 『소련은 올연말안에 신연방조약을 체결하고 총선을 실시할 수 있을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르바토프 고문은 소련이 급진개혁으로 방향을 선회한데 대해 『소련과 한국의 경제적 유대관계가 심화되고 보다 발전할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회견내용이다.
이번 쿠데타를 어떻게 규정하며 실패의 원인은 무엇인가.
▲나로서는 쿠데타의 성공과 실패여부가 개인적인 자유와 생명의 문제였다. 왜냐하면 나는 지난 2년간 군대를 비판했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편지를 통해 크류츠코프 전KGB의장의 활동을 조사할 것을 요구하는 등 쿠데타 세력을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개인적인 문제를 떠나서라도 쿠데타의 성공은 국가를 위해서나 전세계적으로 볼때도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 될뻔했다.
많은 사람들이 쿠데타의 실패원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이유를 꼽자면 첫째,무기가 없이도 탱크에 대항하는 용기를 보여주었듯이 소련국민의 의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둘째,군대 역시 달라졌다. 장교와 사병들은 국민의 뜻을 저버리지 않았고 심지어 일부는 러시아공 청사(별칭 백악관)을 지키는데 몸을 아끼지 않았다.
셋째,러시아공 지도부가 용기와 결단력을 갖고 마땅히 자기역할을 했다.
넷째,쿠데타 주모자들은 인격적으로나 이성적으로 볼때도 취약성을 갖고 있었다. 서로 단결도 되지 않았고 많은 잘못을 이미 저질러왔다.
또 하나의 이유를 들자면 옐친편에 행운이 따른 것도 있다. 쿠데타가 나던 날 옐친을 체포하러 온 쿠데타 부대가 20분 늦게 옐친의 집에 도착했으나 옐친은 이미 쿠데타 소식을 듣고 집을 떠난뒤였다.
옐친이 사실상 소련의 새로운 지도자로 등장했는데 앞으로 고르바초프와의 관계는 어떻게 될것인가.
▲옐친의 위상이 대단히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고르바초프는 이미 오래전부터 권위가 약회되고 있었다.
고르바초프는 자신이 임명한 인물들이 쿠데타를 일으킨데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 하지만 고르바초프는 연방 대통령의 지위를 당분간 유지해야 하며 옐친과의 협력도 매우 중요하다.
옐친 역시 이 점을 이해하고 있다. 다만 서로간의 감정적 갈등이나 대립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신연방 조약은 어떻게 될것이며 이에따른 정치일정은 어떻게 되나.
▲신연방조약을 놓고 각 공화국 사이에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그러나 신연방 조약의 체결 여부에 대한 결과는 분명하다. 연방조약은 결국 체결 될수밖에 없지만 내용 또한 수정될 수밖에 없다. 연방조약이 체결되면 헌법을 개정해야하나 현재 기존의 입법기관은 새로운 헌법을 제정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신연방조약이 체결되면 이에따른 선거가 실시돼야 하며 시간적으로 볼때 금년말까지 총선이 실시될 수도 있다.
미국과 소련과의 관계는 어떤 식으로 발전할 것인가.
▲미국은 쿠데타 발생 직후부터 이를 반대하고 고르바초프의 복귀를 촉구했다.
소련연방과 미국은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 세계평화를 위해 유대관계를 더욱 심화해갈 것이다. 특히 옐친이 지난 6월 미국을 방문했을때 미국은 옐친을 이미 러시아공 대통령으로 인정한바 있어 옐친과 미국의 관계도 상호신뢰속에 협조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믿는다.
한국과 소련은 이미 수교를 했으며 러시아공과도 교류가 빈번하는 등 선린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쿠데타이후 이 관계는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소련과 한국의 관계서 우선 경제협력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러시아공의 경우 시베리아와 극동지역 등에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으며 기술과 자본면에서 우위에 있는 한국과 상호 자연스러운 보완관계를 맺을수 있어 좋은 파트너가 될것이다. 정치적으로 소련과 한국의 수교는 이미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 예가 남북한이 유엔에 가입케 되는 가시적 결과로 나오고 있다. 나는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을 희망하고 있으며 당사자들이 대화를 통해 이를 구체화할 것을 기대한다.
옐친 러시아공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은.
▲옐친은 한국으로 부터 초청을 받았으나 현재 국내의 시급한 사정으로 이를 받아들일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소련과 한국의 관계가 옐친의 방한여부에 따라 달라질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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