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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정신 헌신짝”… 수술대 오른 체육계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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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정신 헌신짝”… 수술대 오른 체육계 비리

입력
1991.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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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선수 「병역기피 무릎수술」 충격/“병역보다 팀성적이 더 중요” 이기심 만연/소속팀·코치들도 묵인·방조 공공연한 사실○별두려움없이 칼대

전·현 축구선수들이 무릎연골 제거수술로 병역의무를 기피한 사실이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체육계에서는 일반인보다 건장한 운동선수들이 병역면제를 받고있는데 대해 『오랫동안 운동하다보면 부상이 겹쳐 신체검사때 불합격판정을 받는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해왔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많은 비리가 내재돼있음이 밝혀진것이다.

이번에 구속된 사람들은 대부분 연골파열 인대파열 관절염 등의 부상을 경험해본 축구선수 출신들로서 선수생활을 통해 연골은 다른부위보다 쉽게 재생되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에 별두려움없이 칼을 댄것으로 보인다.

체육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절대적으로 선수들에 있지만 병역의무를 신성시 하지않는 풍토의 군대에 가면 선수로서의 수명이 끝나는 현실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한국스포츠는 국제무대서 국위를 선양하는 선수들에 병역면제의 특혜를 주며 독려,남자선수들에게는 금메달보다도 병역면제가 더큰 미끼역할을 해왔던것도 사실이다.

○면제위해 온갖 편법

또 선수들이 소속된 실업팀들은 거금을 들여 스카우트한 스타들을 전성기에 입대시킬 수 없다며 대학원에 등록시켜 징집을 늦추는가하면 면제를 위해 갖은 편법을 동원해왔다.

따라서 운동선수들간에는 병역의무를 마쳐야 된다는 생각보다는 무슨수를 써서라도 피해야하는 짐으로 인식됐다. 병역면제자는 실업팀에 스카우트될 때도 웃돈을 받는게 현실이다.

○스카우트때도 차별

팀의 감독 등 지도자나 소속회사에서도 선수들의 이같은 불법수술을 만류하기 보다는 묵인하거나 어떤면에선 적극 권장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자들이 팀의 성적을 위해 이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풍토에서 병역기피를 위해 수술받는 선수들만 탓할수 없다는 것이 한 원로 축구인의 지적이다.<유석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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