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주역은 고르비/강병태 베를린특파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주역은 고르비/강병태 베를린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1.08.29 00:00
0 0

소련의 격변을 보는 외부세계는 센세이셔널리즘과 편견에 치우치고 있다.쿠데타성공을 앞질러 기정사실화했던 보수적 시각일수록 옐친과 러시아의 부상,고르바초프의 종말과 소련의 소멸을 강조하고 있다.

이 시각에는 거인 고르바초프와 거대국 소련의 「몰락」을 기꺼워하며 러시아와 옐친에 미리 추파를 던지는 인상마저 느껴진다.

옐친의 공과 비중이 큰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냉정히 돌아보면 보수파의 쿠데타는 비록 경악스런 것이었지만 성공할 수 없는 자포자기적 최후저항이었을 뿐이다.

슈피겔지는 『보수 잔당은 아프리카 하사관들보다 서툴렀다』고 규정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번 쿠데타 주역들이 연방총리의 비상조치권을 요구,고르비에 도전했다가 질책만 받고 물러났던 「6월 반란」의 「어설픈 반복」이라고 비웃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여기에 군과 KGB까지 민주화대세가 지배,호응이 거의 없었던 것을 실패의 첫번째 요인으로 지적했다. 독일TV들은 첫날 출동한 군이 임무도 모르고 실탄조차 없음을 보여 주었다.

이코노미스트는 민중항거를 두번째로 들면서 『쿠데타 주역들은 민중에 발포할 의지도 능력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소련에 대한 편견에 젖어 온 세계를 놀라게 한 이 광범한 민주화는 고르바초프의 업적이다. 옐친 선풍속에서도 냉정한 언론들은 「고르비의 위대한 승리」를 외쳤었다.

쿠데타 저지가 몰고 온 「혁명」,탈공산화와 거대연방 해체도 고르비 개혁이 수확직전에 있던 결실로 일찍부터 예견돼 온 것이다.

이 결실을 정확히 예견한 시각들은 『소연방은 해체되지만,소련은 새로운 협력관계의 틀안에서 존속한다』고 규정했었다.

이 「새로운 소련」을 창조한 주역 고르바초프는 국가통합적 권위를 계속 가질 것이다.

지금 언론들은 이를 「상징적 존재」로 평가절하 하고 있지만 개혁자 고르바초프의 위상은 현실에서든 역사의 기록에서든 센세이셔널리즘이 가세한 옐친의 권위로는 결코 넘볼 수 없는 것이다.

옐친은 어디까지나 고르바초프 개혁의 조역으로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