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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하야하라” 의사당벽에 대자보/대변혁 소련 현지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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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하야하라” 의사당벽에 대자보/대변혁 소련 현지표정

입력
1991.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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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지도부 80% 숙청 곧 단행”/발트독립 진압군 무장해제/연금 당시 고르비 “건재” 성명 비디오로 몰래 제작【모스크바=유석기·이장훈특파원】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소련 공산당 서기장직 사임을 발표한 24일 시내중심가 곳곳에서 눈에 잘띄는 벽면에는 「★=□」라는 부호낙서가 휘갈려져 있어 이채. 공산당의 상징인 별 표시와 구 독일나치스를 가리키는 철십자 마크를 한통속으로 매도하는 의미다. 2차 세계대전때 독일 히틀러의 공격으로 2천여만명이 죽거나 다친 사실을 너무도 잘 기억하는 소련인들이 이 낙서를 그저 대수롭지 않게 바라보고 있는 장면 자체가 소련공산당의 몰락을 상징하는 듯하다.

○“고르비에 매우 실망”

○…글라스노프레스니언스카야 강변에 우뚝선 흰색 건물 러시아공 의사당 입구에는 탱크진입을 막기위한 바리케이드가 여전히 치워지지 않은채 남아있고 수백명의 청년들이 요소요소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청년들 가운데 10여명은 어디서 구했는지 볼셰비키 혁명전 제정 러시아군복을 차려입고 있었다. 쿠데타 희생자의 위령탑 건립기금을 모금하고 있는 안드레이군(모스크바 출생·20)은 한인2세 인기가수인 빅토프최,로콘롤 가수 위소스키 등의 얼굴이 그려진 배지와 함께 3색기 배지를 가지런히 가슴에 달고 의사당 정문앞에서 모금함을 지키고 있었다. 역시 자원 경비대의 한사람인 스타니슬라브씨(24)는 『고르비가 쿠데타직후 모스크바 공항에 귀환했을때 즉시 공산당을 탈당하거나 대통령직을 사임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고르비는 사실상 「정치적 시체」에 불과하다』면서 『엘친은 러시아뿐 아니라 소려연방 전체를 잘살게 해줄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건물색깔이 흰색이어서 모스크바 시민 사이에선 「화이트하우스」로 불리는 의사당의 후문 입구에는 「고르비 즉시 하야하라」 「8인 비상위 가담자는 모두 죽여야 한다」는 등의 대자보가 수십장 붙어 있었다.

○…최근 발생했던 쿠데타 당시 연금돼있던 흑해 연안 크리미아반도 하계별장에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쿠데타 세력을 비난하고 국민들에게 이들의 말에 현혹되지 말도록 촉구하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가 25일 소련과 미국에서 각각 공개됐다.

고르바초프의 사위 아나톨리가 쿠데타 발생일인 지난 19일 밤 하계별장에서 감시원들 모래 자신의 가정용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촬영한 것으로알려진 이 비디오 테이프는 이날 러시아 공화국 TV와 미NBC 방송에 의해 방영됐다.

이 테이프에 따르면 고르바초프는 당시 『국민들에 대한 추잡한 기만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기만은 반헌법적 쿠데타의 토대가 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자신이 기용한 각료들의 배신행위에 치를 떠는 모습이었다.

와이셔츠와 크림색 가디건 차림을 한 고르바초프는 이 테이프에서 『야나예프 부통령은 내가 건강이 나빠 대통령직을 수행할수 없기 때문에 자기가 소련 대통령 직무를 대행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나는 아주 건강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고르바초프와 사위 아나톨리는 이 메시지를 녹화하기 위해 별장안의 모든 전기불을 끈뒤 별장내의 한 폐쇄된 방에서 성명발표 모습을 촬영했다.

○신임 국방장관 밝혀

○…예프게니·샤포슈니코프 소련 신임 국방장관은 25일 소련군 지도부에 대한 전면 숙청작업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샤포니슈니코프 장관은 이날 한 TV회견에서 공산당을 군부에서 축출하려는 미하일·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조처에 지지를 표명하고 고급 장교들의 80%를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옐친 러시아 공화국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수여하는 「최고영웅」 메달을 거절했다고 러시아 TV가 25일 보도했다.

옐친은 『훈장을 받아야할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공화국 의사당 근처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탱크의 진입을 막았던 사람들』이라며 훈장수여 제의를 거절했다고 이 TV는 보도.

○내무,린치 중단호소

○…연방정부 내무장관으로 기용된 빅토르·바라니코프는 25일 레닌 등 공산주의 지도자들의 동상을 파과하거나 불발 쿠데타를 지지한 세력들에 대한 린치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호소.

○발트지역 사령관 해임

○…발트지역주둔 소련군 사령관 표드르·쿠즈민장군이 지난주 쿠데타에 가담한 이유로 해임됐다고 아나톨리이스·고르부노프스 라트비아 공화국 대통령이 25일 밝혔다.

그는 또 이 회의에서 소련 내무부 소속 특수 경찰로 「검은베레」로 널리 알려진 「오몬」의 라트비아내 작전도 중단키로 합의됐다고 밝히고 지금까지 발트3국의 독립운동을 진압해온 공화국내 이들 병력의 무장은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연합 조약 협의”

○…누르술탄·나자르바예프 카자흐공화국 대통령은 26일 『소련 최고회의 비상회의에서 15개 공화국중 어느 1개 공화국도 지배적 위치를 갖지 않는 「국가연합조약」에 대한 협의를 갖자』고 촉구했다.

나자르바예프는 이날 또한 발트3국의 독립에 대한 신속한 합의 및 장래경제 관계를 협의하기위해 모든 공화국대표들로 구성된 「과도위원회」 설치도 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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