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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대소 전략/공화국 직거래 전환/소 연방체제 붕괴 가시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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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대소 전략/공화국 직거래 전환/소 연방체제 붕괴 가시화로

입력
1991.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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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 권한은 “껍데기”/접촉창구의 혼선 우려도소련 연방산하 공화국들이 지난주 쿠데타 실패이후 잇따라 독립을 선언,연방체제의 붕괴가 가시화되자 국내 기업들은 이에 보조를 맞춰 대응책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기업들은 최근 소련상황을 비추어볼때 연방체제가 요행히 살아남더라도 연방정부의 권한은 껍데기만 남고 개별공화국들이 최소한 경제부문에서 만큼은 전권을 행사하게 될것이 확실시 됨에 따라 공화국과의 관계 강화책을 서두르고 있다.

기업들은 그렇지않아도 신연방조약이 석유 금 등 5대 자원에 한해서는 대외교역 징세권 등을 개별공화국에 이양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공화국과의 관계증진을 모색해온 마당이었는데 최근 소련체제가 급전,이같은 전략강화의 가속화가 불가피해진 것. 다시말해 지금까지의 연방중심 경협전략을 공화국단위 접근방식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이 재계에 일고있는 것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이에따라 종전의 대소 접근전략을 일제히 재검토,연방정부보다는 개별공화국에 높은 비중을 둔다는 원칙 아래 구체적인 방향설정작업에 돌입했다.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접근방안은 러시아공화국,우크라이나공화국 등 주요 공화국들의 정부,경제계 인사초청 및 각 공화국 순회상품전시회 개최 등. 이와함께 합작투자 공장설립 등 실제적인 프로젝트들도 개별공화국과 단독으로 접촉,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우그룹의 경우 그동안 소련 연방정부의 중개아래 러시아공화국 카자흐공화국 등과 3자협력 방식으로 추진해왔던 투자진출 전략을 수정,앞으로 연방정부를 거치지 않고 해당 공화국과 직거래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키로 했다.

대우그룹의 (주)대우는 이와관련,러시아공화국내 군수공장을 TV공장으로 전환하는 사업과 카자흐공화국에 섬유가공 공장을 설립하는 프로젝트를 각 공화국정부와 직접협의,올해안으로 구체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그룹은 반면 그동안 소련 연방정부의 주도아래 이뤄져온 한·소 경협참여에는 보다 신중히 대처키로 했다.

이 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룹고문인 키신저박사가 지난해부터 공화국과의 관계증진을 권유해 공화국에 대한 비중을 높이며 양다리걸치기 작전을 벌여왔으나 앞으로는 공화국정부에 전폭적인 비중을 둔다는 것이 그룹방침』이라고 밝혔다.

럭키금성그룹 역시 앞으로 각 공화국과의 교역,투자진출 등 경협을 대폭강화할 계획. 럭키금성그룹은 이에따라 지난해 소련 연방산하 각 공화국을 순회하며 개최했던 럭키금성제품 전시회를 올해는 개최지역,출품제품 등을 크게 확대해 실시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

또한 카자흐공화국 키르기스공화국 등과 지난해 성사시킨 소비재프랜트 수출사업을 더욱 확대,연방정부의 개입없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그룹은 또 지사·사무소 등 활동거점을 각 공화국에 확대·개설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연내에 알마아타지역에 지사 1곳을 추가개설키로 확정했다.

삼성그룹도 개별공화국과의 관계강화에 향후 대소진출의 관건이 달려있다고 판단,그동안 연방중심으로 운영돼 왔던 대소 담당조직을 공화국 중심으로 세분화하는 방안을 비롯,첨단기술 도입,수출입교역창구의 공화국분산책 등을 적극 꾀하기로 했다.

이밖에 현대 선경 코오롱그룹 등도 이같은 맥락하에 소련 각 공화국정부고관,경제계인사들을 대거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편 관계기업들은 그동안 소련진출에 있어서 실제로는 개별 공화국들과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연방정부가 절차상의 문제로 불필요하게 간여,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차제에 해소돼 앞으로 교역 및 투자사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론 접촉창구의 혼재로 인해 국내기업간의 과열경쟁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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