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민중의 힘」 전세계에 증명/걸출한 지도자 옐친에게 “찬사”【동경=문창재특파원】 소련의 보수파 8인방이 연출한 「3일천하」는 깨어있는 민중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증명해준 한바탕의 희극이었다.
거사직후 비상사태 선포지역이 성명·포고령마다 제 각각이고,군대의 출동이 늦어지는 등 손발이 맞지않는 비상식성을 보고 쿠데타의 성공은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단 3일만에 주모자들이 사임하고 도망치고 하는 웃지못할 사태가 일어나리라고 생각하기는 더욱 어려웠다.
쿠데타 실패의 요인은 모스크바로 귀환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1성에 담겨있다. 지난 6년동안 그가 혼신의 힘을 쏟아온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 정책으로 소련사회와 인민이 달라진 때문이다. 거기에 옐친 같은 걸출한 지도자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일사 불란하게 민중을 이끌었다.
그러나 전차와 대포의 위협아래,아니 눈앞에서 동료들이 총에 맞아죽고 전차에 깔려죽는 것을 목도하면서도 저항의 몸짓을 멈추지 않은 민중의 힘이 없었더라면 옐친의 목소리도 위축되고 말았을 것이다.
세계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으며 자유가 얼마가 소중한 것인지를 피부로 느낄수 없었던 통제시대였다면 성난 민중도,옐친같은 걸출한 지도자도 소련에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민중이 그렇게 용감할수 있었던 것은 온세계가 자기들 편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신문정간 방송금지란 통제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하신문·방송과 독립통신의 용기있는 보도활동 때문이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행동한 사람들을 보면 역시 보도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고 고백했다. 그것은 지난 6년동안 그가 추진했던 글라스노스트 정책의 열매이므로 그는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의 힘으로 구출했다고 할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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