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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독주태세… 급진개혁 “스타트”(고르비 돌아온 소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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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독주태세… 급진개혁 “스타트”(고르비 돌아온 소련:3)

입력
1991.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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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내각」 역학구도 반영/고르비와 갈등 「홍역」 소지쿠데타 세력이 제거된 새로운 소련정치에서 지금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소련정치의 한 축이었던 보수파에 대해 대대적인 제거작업이 진행되고 있고,70년간 집권해온 공산당이 몰락하고 있어 소련변화의 폭과 속도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는 느낌이다. 고르바초프와 옐친은 이같은 「정리와 새출발」을 위한 첫 수순으로 연방정부의 재구성을 선택했다. 새 연방정부를 양자의 협의를 통해 구성했기 때문에 이를 「연방정부」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연립정부는 정치적 성격이 다른 두 정당이 다수세력을 형성,정부를 구성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보면 소련의 새 정부는 연립정부라고는 말할 수 없다. 차라리 정파를 초월해 혁명적 상황에 대처한다는 의미에서 고르비­옐친의 연대를 주축으로한 거국내각으로 규정하는게 타당하다.

이 거국내각은 앞으로 상당기간 소련정치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따라서 내각의 성격과 역학구조에 따라 소련변화의 향방이 결정 될 것임은 자명하다. 고르바초프의 신임국방·내무장관과 KGB의장 임명을 하루만에 옐친이 뒤집은 것으로 보아 앞으로 내각구성이나 개혁템포가 옐친 주도로 결정될 것이 확실하다.

23일 새로 임명된 바라니코프 내무장관,샤포스니코프 국방장관이 옐친파라 할수있고,공석인 연방총리에 러시아공을 대표하는 인물을 임명키로 고르비­옐친간에 합의돼 있어 연방내각을 「옐친내각」으로 확대해석하는 시각마저 있다.

더 나아가 위헌시비를 무릅쓰고 고르비 유고시 옐친이 연방 대통령 권한을 승계키로 양자가 합의한것은 옐친주도의 역학구도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새 내각구성을 발표한 23일의 러시아공 최고회의에서 기가 꺾인듯한 고르바초프의 모습이 실제로 나타났다.

이날 옐친은 고르바초프가 연설을 하거나 의원질의에 달하는 동안 말을 가로채거나 메모를 전달,자신이 마치 「고르비의 섭정」인양 행동했다.

이처럼 권력중심축이 옐친으로 옮겨지고 있고 연방내각이 옐친측근들로채워지는 상황에서는,소련 정치의 흐름은 자연 급진개혁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85년이후 소련의 개혁을 주도하고 세계 냉전을 종식시킨 고르바초프가 옐친의 독주를 견제하지도 못한채 서서히 고사해갈 것이라는 예측은 아직 이르다.

러시아공 최고회의에서 옐친과 의원들의 「강압」에 고르바초프는 마지못해 「러시아공화국내 공산당 활동일시 중지」 내용의 포고령에 사인했지만 『공산당을 해체한다는데는 동의하지 않겠다』라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의 비감한 이 한마디는 마치 『세불리한 현 상황에서는 옐친파의 주장을 따르겠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될수는 없다』는 의지 표현으로 비쳐지고 있다.

또한 옐친의 상승세가 변함없이 계속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옐친은 위상이 높아진만큼 현 거국내각이 취하는 정책에 대해 더많은 책임을 지게될것이고 악화일로의 경제문제나 제세력간 갈등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과거와는 반대로 국민비난이 고르바초프 대신 옐친으로 향할 가능성도 크다.

그럴 경우 고르비와 옐친간의 갈등과 경쟁이 악화될 수 있고,거국내각도 분열돼 소련 정치구도가 또한 차례 홍역을 치를 소지도 있다.

소련정치의 안정관 개혁진전을 위해서는 「두사람의 대통령」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2인3각」으로 묘사되는 양자의 제휴관계는 거국내각 출범초부터 옐친이 고르비를 너무 몰아침으로써 균열과 갈등의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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