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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공개석상서 옐친에 수모/불지,러시아공의회 해프닝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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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공개석상서 옐친에 수모/불지,러시아공의회 해프닝보도

입력
1991.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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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공 내각결의서 발표토록 강제/한대의원은 연방총리 후보까지 지명/폐회무렵 고르비 “그로기상태”【파리=김영환특파원】 프랑스의 주요신문들은 24일 미하일·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보리스·옐친 러시아공 대통령에 대한 기사를 다투어 싣고 「8·19 쿠데타」이후 급변하고 있는 두 사람의 위상을 분석했다.

그중에서 피가로지는 고르바초프가 23일 러시아공 의회에서 연설하는 도중에 일어난 해프닝을 상세히 전하면서 『고르비는 끈질긴 정치인이긴 하지만 이제는 그로기상태』라고 결론을 지었다.

다음은 피가로지 기사의 요약이다.

『소련을 뒤흔든 3일동안 고르바초프는 실각했다가 복귀했으나 권력의 실체를 상실했다.

23일 고르바초프가 러시아 의회에서 연설한 1시간30분동안 보리스·옐친은 매우 정중했다. 그러나 소련의 정치판도를 바꾼 쿠데타 실패이전과는 판이한 상황이었다. 힘의 관계가 역전된 것이다. 고르바초프가 강자이고 옐친이 약자가 아닌것이다.

고르바초프가 러시아 대의원들에게 연설하러 온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의 연설은 전날 기자회견의 재현에 지나지 않았다. 고르비는 옐친의 저항에 대한 경의를 표시하고 연금에 대한 설명,정치일정 그리고 국민의 단결을 호소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그의 곁에는 작은 서류철이 있었다. 보리스·옐친은 8월19일 내각회의때 비밀리에 작성한 결의서를 고르바초프에게 건네주고 옐친의 러시아내각이 채택한 입장을 대의원들에게 밝혀주도록 요구했다.

고르바초프는 「나 자신도 이것을 읽어보지 못했다」면서 짐짓 미소를 지어보였다.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미하일,그것을 지금 읽으시오」라는 옐친은 되받았다. 소련 대통령은 그대로 따랐다. 그것은 시작일뿐 이었다.

「여기엔 군산복합체를 대표하는 장관들의 입장이 없다」면서 고르바초프는 놀랐다. 「파블로프(소련총리)는 그들과 전에 개별적인 비밀회합을 가졌다」고 옐친이 설명했다. 언제나 누구보다도 모든것을 더 잘안다는 인상을 주려고 하는 고르바초프로서 그것은 삼키기 힘든 약이었다. 고르바초프는 그것을 삼켰다. 회의장은 견딜수없는 분위기가 됐다.

한 의원이 시계를 보면서 하품을 했다.

어떤 대의원들은 신문을 읽고 있었다.

고르바초프는 그의 자력을 잃은것이다.

대의원들은 옐친과 자신들이 승리했음을 알고 있었다.

한 대의원이 마이크를 잡고 러시아 총리인 이반·실라예프를 소련의 총리후보로 제안했다. 고르바초프는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옐친은 그에게 질문을 다시 들려줬다. 답변은 어물어물 했다.

고르바초프는 누구보다도 더 자신의 권력이 감소하고 있음을 알았다.

노비코프란 대의원은 「소련에서 사회주의를 추방하고 공산당을 불법으로 선언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 무슨 도발인가. 고르바초프는 화가났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고르바초프는 옐친이 모스크바의 공산당건물에 대한 봉인 요구를 내놓자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옐친은 고르바초프 앞에서 서류에 서명한뒤 그것을 흔들면서 막 연방조약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 고르바초프의 말을 막았다. 「보다 간소한 문서로 말하기위해 우리는 러시아 공산당을 정지시키는 명령에 서명했다」 「보리스·니콜라예비치… 보리스·니콜라예비치…」 미하일·고르바초프는 말을 더듬었다.

절반은 비어있는 거대한 의사당에 천둥과같은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불가역의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옐친이 끝까지 역할을 수행했다.

「대통령이 이곳에 내왕한데 대해 감사를 표시하고 이것이 새로운 전통의 시작이 되도록 희망하자」

정중한 박수와 미소띤 악수. 한쪽은 빛나고 한쪽은 누렇게 뜬 미소. 그것으로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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