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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옐친 「협력속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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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옐친 「협력속 경쟁」

입력
1991.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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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보다 사안별 연대 전망/공산당 위상·군통수권·발트문제 큰 견해차/대선 닥치면 갈등 양상띨듯소련의 불발 쿠데타 이후 고르바초프와 옐친의 관계는 어떻게 조정될 것인가. 양자의 관계는 연방장래,개혁속도 등 소련의 향후 진로를 좌우할 결정적인 단초인 만큼 소련정국의 최대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대세는 일단 「옐친 상승­고르비 하강」이라는 전제하에 두거물의 제휴관계를 점치고 있으며,성급한 분석은 연정을 상정하기도 한다. 고르바초프가 옐친의 반쿠데타항쟁에 고마움을 표시하고,협력을 다짐한 사실이 제휴관계의 장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실제 쿠데타 주모자들에 대한 수사를 러시아공 검찰이 담당하고,각료임명이 양자의 의견교환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제휴시대가 이미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고르바초프가 모스크바로의 귀환도중 실라예프 러시아공 총리에게 『KGB를 더이상 국가대국가로 방치해두지 않겠다』는 KGB 쇄신의사를 통보한 점도 양자간의 정책협조를 의미한다.

옐친은 한술더떠 『연방정부에 러시아공 간부들을 진출시킬 것』이라고 말해 연정의 가능성을 점치는 분석까지 나오게 됐다. 그러나 연정은 다른 정치집단이 각료를 분점하는 등 일정비율의 권력분할이 공식화됨을 의미하기 때문에 쉽사리 현실화되기 어려울 듯하다.

대신 여방정책 결정·각료임명 등에 옐친의 의견이 중시되는 사안별 연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해도 사안별연대를 주조로한 양자의 제휴가 순항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않다.

고르바초프와 옐친의 이념편차가 제휴정치의 장애물로 우선적으로 지적된다. 고르바초프는 쿠데타후 첫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사회주의 신봉자」로 규정하면서 『공산당에 남을 것』이라고 강조해 공산당무용론을 펴는 옐친과의 견해차를 분명히 했다. 권력기반을 고려한 듯한 고르바초프의 이같은 입장은 옐친이 적극 추진중인 러시아공 정부기관 및 군에서의 공산당 세포활동 금지조치와 갈등을 빚을 소지가 많다.

또한 옐친이 확언한 「러시아공 주둔 연방군의 통할권장악」도 연방대통령으로서의 고르바초프가 수용하기 힘든 사항이다.

독립을 추구하는 발트3국 문제에 있어서도 옐친은 연방유지에 애쓰는 고르바초프와 행보를 달리할 개연성이 높다.

옐친이 쿠데타저지 직후 공화국 권력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신연방조약 재조정을 거론하고 있다는 점도 고르바초프를 자극하는 대목이다.

이런 장애물들 앞에서 옐친이 고르바초프의 입지를 고려해 요구수위를 조절하거나,고르바초프가 양보하지 않고서는 협조체제가 어려울수도 있다.

특히 신연방조약 체결후 6개월내에 실시될 연방대통령직선에 옐친이 출마하려할 경우나,옐친이 급진개혁파 인물을 지원할 때 고르비­옐친관계는 협조보다는 갈등양상을 띨수 밖에 없게된다.

쿠데타이후 조성된 양자간의 제휴관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균열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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