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부서 개혁파로 “물갈이”/공산당분열… 「신당」 부상할듯이번 쿠데타 실패이후 향후 소련의 권력구조 개편 및 공산당의 진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쿠데타를 주도한 보수강경 세력들이 모두 정권의 핵심에서 사라진만큼 부통령을 비롯해 KGB의장 국방 및 내무장관 등 권력의 중심부에 있는 인물을 물갈이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들 파워엘리트의 퇴진으로 생기는 공백은 급진개혁 및 온건보수 세력이 자연스럽게 메우게 된다.
현재 어떤 인물이 들어설지는 알수 없으나 옐친진영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할것은 틀림없다.
전면 대개각이 임박한 시점에서 KGB,군,내무부 등 핵심부서의 환골탈태 역시 명약관화하다. 고르바초프도 『KGB는 더 이상 국가안의 국가로 존재할수 없다』고 천명하고 있어 이들 기관들의 권한축소 또는 대수술이 불가피하다.
소련권력 구조상 이미 당 정치국의 권한이 행정부로 넘어간 상태에서 행정부의 대수술은 새로운 체제를 갖추기 위한 포석일 수밖에 없다.
관료체제도 따라서 개편돼야 하기 때문에 신진 엘리트들의 대폭적인 등용이 예상된다.
파블로프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경제팀도 시장경제로의 급속한 전환을 주장했던 전관료 및 학자들로 재구성될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전면적 개편으로 국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난과 민족분규 및 연방의 존속문제 등을 쉽사리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0여년간의 사회주의 체제가 이번 보수강경파의 마지막 대도박으로 종지부를 찍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기존의 노멘클라투라 계층을 일시에 와해시킬 만한 힘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에서 특이한 점은 공산당이 쿠데타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공산당은 일당 독점포기에 따른 후유증으로 분열된 상태인데다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만한 아무런 비전조차 갖고 있지 못했으며 쿠데타를 저지하지도 못했다.
고르바초프가 소련연방 대통령인 동시에 당서기장이란 점을 감안할때 당의 지원이나 지지가 쿠데타 기간중 전혀 없었다는 점도 공산당 내부의 갈등과 기회주의적 요소를 반증한다.
아무튼 공산당은 소위 전위세력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한듯한 상황에서 그 분열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세바르드나제,야코블레프 등이 주도하는 신당이 이번 쿠데타를 계기로 이니셔티브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소련의 발빠른 개혁행보에 어느정도 가속도가 붙을지는 아직 예측키 어렵다. 특히 고르바초프와 옐친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정립되느냐에 따라 그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비록 고르바초프가 이번 쿠데타로 권위에 상처를 입긴했으나 합법적으로 선출된 소연방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그의 개혁구도에 따라 개혁의 페이스가 조절될 가능성이 크다.
고르바초프가 다시 복귀하게된 까닭도 그가 지난 6년간 소련을 개혁시켜 국민과 지도층의 의식을 변화시켜 왔기 때문이다.
고르바초프는 애당초 소련을 다원화된 민주주의 국가로 새로 건설하겠다는 뜻을 가졌었다.
이번 쿠데타 실패이후 고르바초프는 어쩌면 그가 여태껏 구상해온 개혁정책에 새로운 활력소를 더할지도 모른다.<이장훈기자>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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