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속 경상적자 58억불 넘어/빚내 나라살림 늘린셈한국은행은 22일 지난 2·4분기(4∼6월)중 우리 경제가 제조업의 견실성장과 수출증가세에 힘입어 9.2%의 실질성장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1·4분기중의 성장률 8.9%와 함께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9.1%로 집계됐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4분기 국민총생산(GNP) 잠정집계」에 따르면 이 기간중의 GNP규모는 33조6천6백33억원(85년 불변가격 기준)으로 전년동기보다 9.2%가 늘어났다. 또 GNP에서 해외부문을 제외한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33조9천8백9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9.4%가 증가했다.
전체적인 성장률이 이처럼 높을뿐만 아니라 산업별로 보더라도 제조업성장률이 7.8%로 여전히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건설업성장률은 상가·공장 건물건축의 둔화 때문에 1·4분기의 22.7%에서 15.4%로 크게 낮아졌다. 지난 1·4분기중의 커다란 특징이었던 「건설업주도 성장」도 2·4분기부터는 다소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경기 향방을 가늠케 해주는 제조업 설비투자도 15.5%가 늘어 여전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도 13.8%가 늘어 모처럼 두자리수 증가율을 회복했다. 통계상의 수치로만 보면 문제될게 없는 성장세이다.
그러나 이같은 성장세가 대규모의 경상적자를 대가로 치르고 얻어낸 과열성장이라는 사실이 가장 커다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상반기중의 경상수지 적자는 58억4천만달러. 성장에만 매달려 기업들은 외국기계들을 대규모로 들여오고 돈이 풀려 호주머니에 여유가 생긴 소비자들은 외제 소비재들을 마구 사들여 결과적으로 생산·투자·소비측면에서는 「경기가 좋다」고 나타났지만 그 와중에서 경상수지적자는 눈덩이처럼 크게 불어난 것이다.
총수요가 잔뜩 부풀어 있는 상태에서 경기가 적정선(현재로선 한은이 산출한 잠재성장률 8∼8.5%)을 넘어 과열되다보니 수입물품이 그만큼 더 많이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라살림이 『빚을 내서 잔치를 벌인 꼴이됐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경상수지적자는 성장을 깎아 내리기는 커녕 오히려 부추긴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경상적자의 지속이 국내 생산능력 자체를 잠식해 들어가게 되면 성장은 자생력을 잃게된다.
따라서 58억달러가 넘는 경상적자라는 희생을 치르고 달성한 상반기중의 과열성장은 총수요관리 등을 통한 적정 성장률의 확보가 시급한 정책과제임을 말해주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침체된 경기를 끌어올리는 것보다 과열기미의 경기를 적정선으로 유도하는게 훨씬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물가 역시 9%대의 성장을 뒷받침하느라 상반기중 이미 6.5%가 올랐다.
하반기 들어서도 통화가 상반기보다 2배가량 더 풀리게돼 있는 등 정부정책에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상반기 경제실적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하반기중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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