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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언론 “미 태도에 의혹”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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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언론 “미 태도에 의혹” 시선

입력
1991.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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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소지원 무용성강조… 사태직후 군축중단 상정/“주도권 되찾으려 냉전복귀 희망” 극단적 시각도【베를린=강병태특파원】 소련의 쿠데타 사태종식은 이번 사태에 대한 서방의 책임논쟁과 향후 개혁지원 문제를 본격 부각시킬 것이 분명하다.

독일언론들은 쿠데타발발 뉴스를 전하기 위해 황급히 제작한 19일 아침의 호외에서 이미 서방,특히 미국의 책임을 지적하고 나섰었다.

미국은 고르바초프의 경제지원 요청에 소극적 자세로 일관,소련경제 악화를 방치함으로써 결국 고르바초프의 개혁성과를 회의하는 보수세력의 불만을 고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독일언론들이 「세계를 뒤흔드는 지진」의 와중에 미국의 책임문제 지적을 잊지않은 것은 이 문제가 향후 소련과 세계정세의 변화에도 그만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즉,이는 미국이 기본적으로 소련의 개혁성공과 「재생」을 바라고 있느냐는 의문과 연결돼 있고,이번 사태이후 미국의 자세를 전망하는데도 유용하다.

미국 일각에서도 제기되고 있는 이 「책임」 논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에 미국이 보여온 반응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은 19일 사태발발직후 「소련의 쿠데타는 우려할 사태」라고만 논평했을뿐,쿠데타세력에 대한 비난이나 고르바초프의 원상회복은 언급치 않았다.

옐친을 축으로 한 저항움직임이 두드러지자 20일 부시 대통령은 태도를 바꿔 옐친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고르바초프의 원상복귀 촉구는 부수적이었다.

독일언론들은 부시의 자세변화를 『사태종결후 고르바초프보다는 옐친의 뒤를 받칠것임을 분명히 한것』이라고 집약했다. 이는 미국이 전면 시장경제도입에 적극적인 옐친에 호의적이었던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미국언론도 사태직후 고르바초프 실각을 기정사실화하며 소련 및 세계정세변화에 관심을 집중했다. 보수언론과 전문가들은 유럽주둔군 철수 등 군축중단을 당연시,소련의 위협고조와 냉전복귀를 미리부터 상정하고 나섰다.

이같은 미국의 지배적 반응을 독일 등 유럽언론들의 「미국책임」 지적과 연결해 보면 미국은 소련의 보수회귀와 냉전체제 복귀를 바라고 있다는 극단적 의혹마저 있었던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이번사태후 제기된 미국에 대한 일반적 비판은 미국이 세계경제 주도권의 약화를 우려,소련의 IMF 정회원가입을 막는 등 고르바초프의 경제지원 요청에 소극적 자세로 일관한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비판에는 일본도 함께 지적됐다. 고르바초프의 실각 가능성에 대한 경고는 미국측도 누구보다 부지런히 외쳐왔다. 그러나 미국의 경고는 고르바초프개혁의 부진과 서방지원의 무용함을 강조하는데 주목적이 있었다.

경제지원문제,즉 개혁성공여부 및 개혁방향 문제보다 근본적인 논쟁은 미국이 세계전략적 고려에서 소련의 보수화와 냉전체제유지를 바라고 있다는 의혹을 둘러싼 것이다.

이 의혹은 미국이 냉전체제 붕괴로 경제질서 등 전반적 세계질서 주도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미국학자들 자신의 경고를 배경으로 한것이다.

이같은 의혹은 미국이 베를린장벽 붕괴 등 유럽 및 세계질서의 혁명적 변화의 와중에 걸프사태를 확대시켜 「신국제질서」는 커녕,새로운 긴장을 조성한 것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은 전략핵무기 감축에 합의한 이면에서 새로운 핵무기배치를 추진,독일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 또한 소련군부가 고르바초프의 화해정책에 반발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결론적으로 이같은 의혹은 검증되지 않은 것이지만 미국이 소련에 대한 진정한 지원에 여전히 소극적이고,전략적 이해에 집착할 것임을 예견케 한다.

옐친에 대한 지지강조가 실제 경제지원으로 이어질지도 회의시 된다.

걸프전과 「고르바초프 실각」 사태에 독일이 지극히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미국을 비판한 것은 통일을 가능케 했던 화해질서를 깨드릴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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