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참전 영웅… 러시아공 부통령 낙선도소련 보수파의 「마지막 도박」이었던 이번 쿠데타를 저지한 「막후 실력자」는 누구였을까.
군사전문가들은 휘하부대를 보내 옐친을 보호케한 보리스·그라모프중장(47)이 이번 쿠데타 세력을 무력화 시킨 「일등공신」이라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1백10만 시위진압 군경을 총책임진 내무 차관이기도한 그는 산하 최정예 공수부대를 옐친에게 보내 러시아공 의사당을 방어케함으로써 쿠데타군의 공격을 사전봉쇄하는 것은 물론 다른 부대들도 쿠데타 세력지도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옐친쪽으로 이탈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그러나 한때 서방의 일부 언론은 그라모프는 이번 쿠데타를 위해 소련외곽에 주둔중인 최정예 체르친스크 사단에 진격명령을 내렸으며 이 사단의 모든 활동은 그에게 보고토록 돼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라모프 장군은 앞서 1백만명의 아프간인을 살해한 아프간 주둔 소련군 총사령직을 역임해 「아프가니스탄의 도살자」 「작은 나폴레옹」 등의 별명도 갖고 있다.
키예프 군구 사령관이기도 한 그는 지난 89년 아프간 철수때 최후로 국경의 다리를 건널만큼 전형적인 지휘관. 군부의 존경도 받고 있고 소련내에서 가장 저명하며 인기있는 장군으로 알려져 있다.
노동자 계급출신인 그라모프는 39세에 소장이 될만큼 빠른 출세가도를 달려 왔으며 유리·안드로포프 전 공산당서기장의 총애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6월엔 러시아공 부통령직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적도 있는 정치적 야망에 불타는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달말께는 『외국 후견인들의 노예가 된 인물에게 권력을 안겨주었으니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군대만이 조국분열을 막을 수 있다』며 고르바초프를 은연중 비난하기도 했다.
「타임」과 「뉴스위크」는 지난해 6·7월호에서 그라모프를 『(소련에) 개혁이 실패하고 정치적 혼란이 심화될때 대권을 장악할 수 있는 최적격 군사영웅』이라고 평가한바 있다.<조양욱기자>조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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