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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실패 소식에 국민들 반가움/“한·중관계 더욱 발전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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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실패 소식에 국민들 반가움/“한·중관계 더욱 발전되길”

입력
1991.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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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도록 TV뉴스 들으며 촉각/교수·체육인등 국내 소인들 안도/외무부 철야… 소 대사관은 일찍 퇴근 조용8·19 소련 쿠데타가 3일 천하로 끝나 극적인 역사의 반전이 이룩된 사실이 알려진 21일 밤 모든 국민들과 국내의 소련인들은 놀라움 속에서도 세계사의 물줄기가 정상으로 돌려진 것을 반기면서 한소 관계가 이를 계기로 더욱 발전되기를 희망했다.

쿠데타 세력의 맥없는 몰락경위를 궁금해하는 시민들은 밤늦게까지 뉴스에 촉각을 모았고 소련문제에 평소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은 쿠데타 실패의 반작용으로 급진개혁파가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나름대로 분석했다.

한국외대 노어과에서 1년간 교환교수로 근무하기 위해 이날 입국한 모스크바 사범대 자이코프스키 교수(31)는 『너무 기쁘다』는 반응을 보이며 『개혁이 계속되는 것은 소련 국민들의 일치된 바람』이라고 감격스러워 했다.

자이코프스키 교수는 『역사의 흐름을 한순간은 되돌릴 수 있지만 누구도 완전히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능 국가대표선수 훈련원에서 한국선수들을 지도중인 파블로비치(51·펜싱) 시도로프씨(40·체조),체조안무가 코솔라포바씨(45·여) 등 소련인 코치 3명과 한국계인 유리·최(44·복싱) 블라디미르·리씨(60·역도) 등 5명은 이날밤 훈련원의 시도로프씨 방에서 국내 TV뉴스를 시청하며 사태의 반전을 확인한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은 『우리는 체육인이라 정치문제에 대해 할말이 없다』고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밝은 표정이었다.

연세대 언어연구 교육원에서 러시아어를 강의하는 모스크바대 아르카디에바·올가 교수(50·여)도 함께 기거하는 동료 외국인 교수를 통해 우리 뉴스를 파악한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재집권하고 페레스트로이카가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하오 늦게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9 KAL유족회 사무실에서 관계자들과 9월1일의 KAL희생자 추모제를 위해 사할린으로 가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던 홍현모 유족회 회장(55)은 『예정대로 사할린으로 떠난다고 마음을 다잡고 있었지만 유족들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입장에서 불안했다』면서 『이젠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반겼다.

박성인 대한탁구협회 부회장(53)도 『고르비 실각이후 북한이 남북 체육회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탁구 남북 단일팀 구성이 걱정됐으나 이제 일이 잘될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그룹 본사에서 당직근무중이던 직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사태의 추이를 조심스럽게 지켜보았다.

현대그룹 명예회장 비서실장 이병규씨(39)는 『정확한 진상을 알아보고 있는중』이라며 『소련사회가 빨리 안정을 찾아 한소 친선관계가 계속되기를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단국대 미소 연구소장 김유남 교수는 『TV뉴스를 지켜보았으나 이렇게 상황이 급반전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고 놀라움을 표시하고 『사태의 추이를 더 지켜보아야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한민족 철학자대회에 참석키위해 입국한 재소한인 학자일행은 숙소인 서울대 호암생활관에서 서울 TV뉴스를 초조한 심정으로 지켜보면서 『소련에 돌아가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행가운데 박일 전 김일성 종합대총장(81)은 『한국신문은 고르비가 실각했다고 보도했으나 우리일행은 고르비가 건강상의 이유로 휴양중이라는 모스크바 보도를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외무부 관계자들은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외교채널을 총가동하며 철야했다.

외부에 나가있던 이상옥 장관은 급보를 전해듣고 청사에 돌아와 모스크바 주재 대사관의 전문을 보고받은뒤 유종하 차관 권영민 구주국장 등과 함께 사태를 주시했다.

외무부의 주요서방국 주재공관에도 현지의 분석과 대응책 등을 파악해 보고토록 지시하고 소련사태의 극적인 변화가 끼칠 파급효과를 분석하느라 분주했다.

그러나 정작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주한 소련대사관은 평소대로 하오7시께 대사관직원 전원이 퇴근,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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