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세력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당이 나올 것이라는 설이 나올 때마다 국민들은 반신반의해 왔었다. 5공 사람들이 아무리 흥분된 감정에 판단이 흐려지기로서니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일을 쉽게 벌일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에서 였다.전두환 전대통령이 오랜 산사의 은둔생활을 끝내고 내려온지도 얼마 안되었고 그의 측근 막료들과 친인척들이 감옥에서 줄줄이 풀려나온지도 얼마 되지 않을것 같은데,벌써부터 정치재기를 서두르리라고는 상식적으로 판단되지 않기 때문이다. 감옥까지는 가질 않았더라도 3년전 청문회에 나와서 호되게 추궁을 당해야 했던 사람들을 포함하여 5공인사들이 반성과 근신의 조용한 세월을 보내고 있을 것으로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5공세력중 전씨 다음가는 제2인자로 알려진 전 안기부장 장세동씨가 그간의 침묵을 깨고 「창조적인 신당」론을 제기하고 나서 세상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통일시내와 21세기까지 들먹이면서 마치 희망찬 미래의 주역으로 나설듯 당당한 태도이다. 우리가 아직도 5공시대에 살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착각할 정도이다.
장씨가 느닷없이 그런 발언을 하게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6공으로부터 충분한 보호와 배려를 받지 못했다는 배신감이나 분노감이 그같은 형태로 표출된 것이라고 볼수가 있을 것이다.
또 6공이 국민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고 후계구도가 불투명한 빈틈을 노린 계산된 정치적 발언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5공6공 세력간의 갈등에서 비롯되었든,6공에 대한 5공세력의 분풀이 역공이든간에 그건 어디까지나 당사자간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두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전후로 시대가 구분되고 있을뿐 동질세력임에 틀림없는 그들끼리 해결해야 할 갈등이기 때문이다. 또 그들이 5공 신당을 만들든 무소속으로 14대 총선에 출마하든 그것도 그들의 자유이다. 공민권이 있고 피선거권이 있다면 누구나 정당을 결성할 수 있고 출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적인 선택은 국민이 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적하고자 하는것은 그들의 도덕성이요 시대착오적인 사고 방식이다.
5공 당시 인권유린 언론탄압 부정부패 권력남용 광주사태 등의 희생자들이 아직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인내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적어도 장씨같은 당시 실력자들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휘두른 권력에 의해 피해를 입은 많은 사람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조용히 눈과 입을 닫고 좀더 뉘우쳐야 한다. 6공세력에게 당한게 아무리 분통이 터지고 6공 정부의 인기하락으로 정치적 공백이 생긴다해도 지금은 5공 사람들이 고개들고 나설때가 아니며 그 공백을 메울 대역은 더더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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