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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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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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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진정과 항의데모를 벌인 끝에 전통한옥 보존지구서 해제된 가회동을 중심으로 한 종로구 10개동 주민들은 지난 토요일 재동국민학교 교정에서 사단법인 북촌마을 가꾸기회를 결성하였다. 1주일째 기승을 부리는 늦더위속에서 진행된 결성대회의 열기는 붙볕더위를 저만큼 밀어낼 정도로 뜨겁기만 했다. ◆주민들이 지역발전을 위한 단체로서는 전국서 최초로 사단법인체를 발기,결성하기에 이른것은 정부당국이 1983년 전통한옥 보존지구로 지정한 이래 아무런 보존대책없이 단속과 규제로만 일관하여 한양정도이래 6백년에 가깝도록 가장 살기좋은 동네로 손꼽혀온 북촌이 가장 볼품없는 슬럼으로 퇴락한데 대해 자구의지를 행동으로 나타낸 것이다. ◆서울시가 주민들의 계속되는 진정과 시위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 4월 한옥보존지구 지정을 해제할때에도 일부 문화재위원은 주민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빌라와 연립주택이 마구 들어서게 되어 서울서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역사도시의 정취가 사라지고 만다는 이유로 서울시의 방침에 강력히 반대했었다. ◆당국의 규제나 단속이 풀렸어도 당국의 지원과 건축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주민들이 오순도순 의논하여 전통가옥의 운치를 훼손시키지 않고 안락한 주거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북촌가꾸기회가 내건 목표인데 주민들의 슬기로운 자치능력으로 북촌이 명예를 회복하려면 주민들의 의지와 당국의 지원과 전문가의 협력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 ◆결성대회에는 지역출신의원,서울시관계자,지역내 재벌기업총수가 참석하여 주민들을 격려하고 수명의 저명건축가가 모형설계도를 전시하는 등 첫출발의 보조는 완벽했다. 지방자치제의 실시와 함께 지역이기주의가 도처에서 머리를 치켜들어 중요한 국책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터에 북촌마을 가꾸기회가 출범한 것은 지역주민과 행정당국이 대화와 협조로 지역문제를 풀어나가는 새로운 모델이 될수 있는 것이어서 성과있는 결실을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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