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무기 감축등 양국 협조와해 걱정/미/소 국경선에 병력 긴급배치… 비상경계/중/관행깨고 이례적 신속보도 관심반영/북한세계는 고르바초프의 유고를 경악과 혼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 백악관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등의 극적표현을 거듭하고 있고 동경 등 세계 주요도시의 증시가 폭락하는 등 세계는 가히 「고르비 유고신드롬」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사태추이 신중주시 ▷미국◁
미국정부는 예기치 못한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실각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사태추이를 신중히 지켜보고 있다.
케네벙크포트에서 휴가중인 부시 대통령은 18일 자정께 스코크로푸트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으로부터 모스크바의 권력변화를 보고 받았으며 측근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사태추이를 면밀히 관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리는 이번 사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는데 소련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전경고를 미국측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측통들은 이번 크렘린의 권력변화가 지난달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 전략무기 감축협정에 서명하는 등 그동안 미국측이 공을 들인 양국간의 협조체제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휴가중 건강을 이유로 실각당한 흐루시초프의 제거때와 상황이 매우 비슷하다고 지적하고 고르바초프측이 군부 KGB 등 강경세력의 능력을 과소평가한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워싱턴=정일화특파원>
▷프랑스◁
프랑스 정부는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고르바초프 퇴장에 대한 불안심리를 감추지 않았다. 이 성명은 『고르바초프의 실각은 그 결정적 성격이 확인된다면 중대한 사건이며 이는 특히 긴급사태의 서선포를 동반한 만큼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권위지 르몽드는 20일자 「비극적인 고뇌」라는 사설에서 『소련의 사태는 분명히 쿠데타로서 이는 군부고위층의 공모없이 일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특히 소련의 쿠데타 주도세력들이 중앙권력의 상당부분을 공화국들에 양도할 것을 규정하는 신연방조약의 선포를 24시간 앞두고 행동에 옮긴 것이 우연이 아니라면서 소련의 새 주인들은 먼저 신연방조약의 제거를 희망했다고 주장했다.<파리=김영환특파원>파리=김영환특파원>
▷일본◁
일본정부 수뇌들은 갑작스런 중대뉴스에 놀라 긴장된 분위기속에서 진상과 배경파악에 분주하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실각소식은 19일 낮 국회에서 정부·여당 수뇌회담중 제1보가 전해졌다. 가이후(해부준수) 총리는 즉각 나카야마(중산태랑) 외상에게 진상파악을 지시했으나 현지 공관으로부터 보고가 없어 타스통신 보도를 확인하느라 법석이었다.
나카야마 외상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경제적 곤란과 정치적 투쟁중에서의 한가지 현상일 것이다. 공산주의에서 자유주의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돌발사고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시장과 외환시장에서는 즉각적인 반응이 일어났다. 동경증권 거래소에서는 이 소식통이 전해진 낮12시30분 곧바로 주가급락이 시작돼 1시간전에 비해 평균 1천3백포인트나 떨어져 평균 2만2천선이 무너졌다.
이같은 급락폭은 87년 12월23일 블랙 먼데이(1천2백3.23) 때보다 큰 것이다.
이날 동경증시는 17일 폐장가에 비해 1천3백57포인트 떨어진 2만1천4백56을 기록했다.<동경=문창재특파원>동경=문창재특파원>
▷영국◁
영국정부는 고르바초프의 실각이 「비합법적인 무력」에 의해 이뤄진 것임을 강조하며 사태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존·메이저 총리는 19일 상오(현지시간) 비상각의를 소집한데 이어 정오에는 헬무트·콜 독일총리와 전화회담을 갖고 서유럽국가들의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메이저 총리는 이날 낮 기자브리핑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비합법적인 무력에 의해 실각했다』며 『그가 그동안 동서화해와 세계평화에 기여한 공로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며 고르바초프의 실각으로 냉전시대로 회귀하지 않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피력했다.<런던=원인성특파원>런던=원인성특파원>
○콜총리 본에 급거귀환
▷독일◁
독일정부는 이날 새벽 자이터스 총리 신장관이 지휘하는 비상대책팀을 조직,사태를 예의분석하고 있다고 정부대변인이 밝혔다.
오스트리아에서 휴가중이던 콜총리는 이날 하오 본으로 급거 귀환,여야지도자들과 독일의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집권연정의 람스도르프 자민당 당수는 흐루시초프 실각이 가져온 소련 및 국제정세 변화를 상기시키며 『소련의 안정에는 외부지원이 필요하며,독일은 영향력을 행사해야 할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구동독 공산당 후신 민사당(PDS)의 클라우스·회프케 부의장은 『PDS는 18일에도 고르바초프와 직접 전화로 접촉을 가졌었다』며 충격을 표시했다.<베를린=강병태특파원>베를린=강병태특파원>
○“혼란 이제 막시작”
▷중국◁
중국정부는 19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실각 뉴스가 전해진 직후 7천여㎞ 대소 국경선일대에 군병력을 긴급동원,비상경계 태세에 들어갔다고 영BBC방송이 보도했다.
BBC방송의 북경특파원은 북경의 한 고위당국자의 말을 인용,『혼란은 이제 막 시작됐다. 우리는 모든 가능성에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한편 중앙TV·북경방송 등 중국의 관영 언론들은 19일 낮 정규뉴스를 중단,고르바초프의 실각을 알리는 소련 타스통신의 발표를 논평없이 즉각 보도했다.
국제금융도시 홍콩은 19일 낮 영BBC방송의 스포트뉴스로 고르비 실각의 급보가 처음으로 전해진 직후 미달러화의 폭등과 함께 주식시장이 대혼란을 겪고 있다.<홍콩=유주석특파원>홍콩=유주석특파원>
▷북한◁
북한은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실각소식을 19일 하오7시 비정규 뉴스를 통해 이례적으로 신속히 보도했다.
북한의 고르바초프 실각에 대한 이같은 신속한 보도는 지금까지의 보도관행에 비추어 매우 이례적이며 이는 고르바초프 실각에 대한 북한의 지대한 관심과 함께 앞으로의 이해득실관계를 가늠할수 있게하는 실질적인 태도로 보여지고 있다.<서울=내외>서울=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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