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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외제까지 설쳐서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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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외제까지 설쳐서야(사설)

입력
1991.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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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중국의 저질인삼이 시중에서 고려인삼으로 둔갑돼 팔리고 있어 인삼시장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한다. 더구나 중국산 인삼은 기준치의 최고 1백여배가 넘는 발암성 맹독 농약성분까지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발빠른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한국인삼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인삼류는 교육·연구목적 등 법령에 허용된 이외에는 수입이 금재돼 있는데,지난해 인삼작황이 좋지않아 품귀현상에 가격까지 오르게되자 지난 봄부터 중국산 인삼이 대거 밀반입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이들 밀수인삼은 일단 국내에 들어온뒤 고려인삼인 것처럼 위장포장돼 팔림으로써 최고 40배까지 부당이득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라 한다. 지금까지 반입된 양이 1백20∼1백50톤 규모라고 하니 인삼산업 전반에 적지않은 악영향을 주었음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물론 이같은 저질 중국인삼이 일시적으로 우리시장을 잠식한다 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품질이 우수하고 다른나라 인삼보다 10배나 되는 고가에 팔리고 있는 우리의 고려인삼의 성가가 크게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단속의 눈을 피해 밀반입이 계속돼 그 수량이 늘어나면 애기가 달라진다. 일부 한약방 등 악덕업자들이 밀수 저질 인삼을 공공연히 고려인삼인 것처럼 속여 파는 행위가 일반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산의 현지 가격이 ㎏당 4천3백∼5천원에 불과하나 국내에 들어와 홍삼으로 둔갑할 경우 19만9천5백원까지 받아낼수 있다지 않는가.

저질외제가 국내시장을 교란하거나 국민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이 인삼류뿐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음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중국산의 질 떨어진 시멘트·철근·유리 등이 수입돼 부실공사의 근본원인이 되고 있음이 밝혀진것도 최근의 일이요,유행이 한물간 의류나 구식모델의 가전제품 등이 「외제」라는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터무니없이 비싸게 팔려 애꿎은 소비자만 바가지를 쓰고 골탕을 먹는 일이 지금 우리 생활 주변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심한 경우에는 사기성이 높은 상품판매 방식까지 국내 법령의 미비라는 허점을 뚫고 들어와 피해가 속출하고 있음도 알려지기 시작하고 있다.

국내시장의 개방추세 때문에 여러가지 형태로 국내시장이 외제상품의 홍수에 시달릴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처지이긴 하나 저질상품에 대해서까지 국민이 「봉」 노릇을 해야 한다면 그건 창피하고 분한 일이다.

정부는 저질상품에 대한 단속을 철저히 펴야한다. 밀수품은 반입경로를 차단해 밀수조직을 뿌리 뽑아야 할것이고,저질상품의 수입에 관해서는 관계법령의 개정이나 보완을 통해 억지책을 강구해야 할것이다. 상품의 질에 비해 터무니없는 폭리를 취하는 수입업체나 수입상에 대해서는 세무조사 등 응징을 펴 수입질서를 잡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정부는 외제상품의 질과 가격의 허실을 분간해낼수 있는 국민의 안목을 높일 계몽정책을 본격화 할때가 되었음을 착안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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