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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조 맏손자 최근 가수 데뷔/일 A급 전범 유족들 활동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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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조 맏손자 최근 가수 데뷔/일 A급 전범 유족들 활동재개

입력
1991.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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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히하라 손녀 조부관련 시집 출판/기무라 미망인 전범유족모임 회장【동경=문창재특파원】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의 유가족과 후손들이 오랜 망각의 세월을 딛고 일어서 세상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태평양 전쟁도발의 원흉으로 볼려온 도조·히데키(동조영기)의 맏손자는 최근 가수로 데뷔했고,악명 높던 관동군의 최고 책임자였던 도히하라·겐지(토비원현일) 육군대장의 손녀는 할아버지에 관한 일들을 시집으로 출판했다. 또 일본 전범의 유일한 생존 미망인인 기무라·효타로(목촌병태랑)의 부인은 전범유족의 모임인 「백국유족회」 회장으로 활동중이다.

개전 당시 총리,내무장관,육군장관을 겸해 막대한 권력을 휘둘렀던 도조의 가족은 1948년 12월23일 도조가 처형된뒤 후환이 두려워 한때 규슈(구주)에 은거했었다. 세상의 손가락질이 험악해지자 한때 집단자살까지 생각했다지만 세월이 약이 되어 그의 장손자 히데가츠(영승·53)는 지난 7월말 「남십자성 아래서」란 노래로 공식 데뷔했다.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가는 그 전쟁책임자의 혈육이 불러야 한다』는 작곡가의 변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고 한다.

도조의 3남4녀중 장남과 장녀는 타계했고 2남(휘웅·76)은 미쓰비시(삼릉)자동차의 상담역으로 일하고 있는데 그는 전후 일본 최초의 「국산」 여객기 「YS11」의 설계자로도 유명하다. 3남(민부)은 「능세공업」이란 회사의 비상임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최근 「미완의 편지」란 시집을 발행한 도히하라의 손녀(좌백유자·44)는 『국민학교에 다닐때 「살인자의 손녀」라는 친구들의 놀림에 큰 충격을 받았었다』면서 귀족들의 학교였던 각슈인(학습원) 대학시절 쇼와(소화) 일왕이 참석하는 교내행사때마다 만세도 따라 부를수가 없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육군성차관과 버마방면군 사령관을 지낸 기무라 대장의 미망인(목촌가봉·92)은 A급 전범 7명의 부인으로서는 유일한 생존자. 92세의 나이에도 백국유족회란 전범 자유족단체를 이끌면서 후생성과의 연락 등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회원들이 자꾸 세상을 하직하고 있어 큰일』이라고 말하는 이 억척 할머니는 직업군인의 부인으로서 살아온 세월이 제1인생,남편이 처형당한뒤 험한 세파를 헤쳐온 역경의 세월이 제2인생,노년에 「동료」 들의 모임을 이끌어가는 지금이 제3의 인생이라고 술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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