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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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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2차대전 발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면 미국도 역시 사과해야 한다』이 말은 일본 관방부 부장관인 이시하라·노부오(석원신웅)라는 사람이 15일 한 얘기이다. 전쟁에 대한 일본의 책임과 반성을 촉구해온 피해국 국민들에게는 적반하장의 망언이 아닐수 없다. 일본 정부의 공식입장을 대변하는 자리에 있다는 그는 『전세계가 전쟁에 책임이 있다. 전쟁은 피할수 없었기 때문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곧 일본의 진주만기습이 미국의 일본에 대한 전략물자 금수조치에 대한 대응조치였으며 당시 아시아는 서방의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는 일본내 여론을 반영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이다. ◆시야를 더 넓혀서 보면,일본이 경제대국에서 군사대국으로 변신을 시도하면서 소위 대동아공영권 부활론이 대두되고 있는것과 때를 같이해서 나왔기 때문에 관심이 더 커진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지는 『최근 일본에서 「대동아공영권이 부활될때」라는 이시하라·신타로(석원신태랑)의 주장이 점점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 예로 그의 대동아공영권 주장을 담은 새책의 출판기념회가 대성황이었음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다음 총리로 유력시되는 다케시타·노보루(죽하등) 전 총리도 참석했다는 것이다. ◆노부오 부장관의 발언이 있었던 같은날 하시모토·류타로(교본용태랑) 대장상 등 13명의 일본 각료와 1백95명의 자민당 의원들이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는 보도가 유난히 눈길을 끈다. 그러나 가이후·도시키(해부준수) 일본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의 참배를 거부하고 일본인 전몰자 추모식에 참석,『일본은 야만적인 전쟁을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며 대신 국제사회의 평화유지에 공헌할 것』이라고 연설했다. 이쯤되면 어느것이 일본의 진짜 모습인지 아리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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