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등 경직경비 증가 못막아/「남북개선」 재원은 “방침”만16일 정부가 확정한 중기재정(92∼96년) 계획안은 기간중 국민조세부담이 대폭 늘어나는데도 실질적인 재정혜택인 사업비 비중은 오히려 낮아져 예산구조의 경직성이 더 악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예산당국은 무엇보다 오는 96년까지 해마다 세수추계를 정확히 잡아 최근 몇년간처럼 대규모 세계잉여금 발생과 추경편성을 되풀이하는 악순환을 막겠다고 밝히고 있다. 향후 새로운 조세감면을 억제,조세부담률을 올해의 국민총생산(GNP) 대비 19.5%에서 오는 96년엔 22.0%까지 높이겠다는 것.
또 지방자치제 실시에 따라 지방세 과표현실화,수수료·사용료인상 등을 통해 지방재정을 대폭 확충하며 국민연금기금 등 각종 공공여유자금을 재정부문에서 용이하게 쓸수있도록 기금관리기본법 제정을 검토할 방침이다.
세입측면에서 볼때 조세·수익자 부담금뿐 아니라 국민들이 노후생활에 대비,적립하는 연금 등 가용재원을 모두 동원,예산규모를 늘리겠다는 얘기다. 정부가 재정기능을 정상화하려는 취지로 중앙 및 지방정부의 예산을 대폭 확대하려는 의도는 일단은 납득이 가는 얘기다.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민주화 진전에 따라 국민욕구가 다양해지면서 교통난해소 지역불균형 해소 의료보험 환경개선 농어촌지원 등 재정소요는 엄청나게 폭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나 일본처럼 국공채 발행으로 재정적자가 마구 늘어나는 사태를 피하려면 국민들이 정부역할 확대에 상응할 정도로 세금부담을 늘려야 할것은 당연한 이치다.
문제는 부담이 늘어난만큼 혜택도 많이 받을수 있느냐는 점.
지금까지 우리나라 예산은 방위비 인건비 지방교부금 등 격직성경비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사업비를 늘리려고 예산규모를 대폭 확대해도 경직성경비가 오히려 더 큰몫으로 증가하는 파행성을 면치 못했다.
이번 중기재정계획도 예산구조에 관해서는 별다른 개선의지를 찾아보기 어려워 눈길을 끈다.
방위비는 91년 수준인 연평균 12.4% 증가추세를 지속하고 ▲공무원급여인 인건비는 연 10% 인상 ▲지방재정 교부율은 현수준을 고수하는 등 경직성 경비비중이 92년 65.8%(추정)에서 96년 66.6%로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투자비는 92∼96년 5년간 23조5천억원에 그쳐 청와대 사회간접자본 투자기획단이 이미 제시한 39조여원보다 무려 15조5천억원이나 부족하다.
또 남북교류확대 등 관계개선에 엄청난 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별도 재원을 검토한다는 방침만 밝히고 있다.
사실 방위비감축 정부기구 축소 등 예산구조 개편은 정권차원의 정책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루기 어려운 일로 여겨진다.
따라서 내년 대통령선거후 대폭 수정될지 모를 이번 운용계획에서 경직성경비의 획기적인 축소를 기대하기는 애당초 무리라는 지적도 적지않다.<유석기기자>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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