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불가침」 집착 「교류」엔 무관심/본회담 전망엔 양측 모두 신중오는 27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4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위한 양측의 실무대표 접촉이 16일의 3차 회의로 일단 종료됐다.
당초의 비공개 원칙과 달리 16일 남북 양측은 그동안의 3차례 실무접촉 결과를 각각 공개했다. 이에 의하면 남북 양측은 「내용」이 먼저냐 「형식」이 먼저냐의 신경전으로 3차례 예비접촉을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남북 양측은 4차 회담에 대비해 3차 회담때와는 서로 다른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도 양측이 합의에 이른점은 여전히 하나도 없다.
따라서 4차 고위급회담이 비록 예정대로 열리기는 해도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우세한 실정이다.
○…3차례의 실무접촉 결과에 대한 우리측의 발표에 의하면 이번 회담에서 남측과 북측이 협상의제로 서로 제시할 안건은 모두 5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우리측을 보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 「남북 불가침에 관한 방안」 「3통(통신·통행·통상)협정」 등 3가지다.
이에비해 북측은 「불가침 선언과」과 「북남화해와 협력·교류에 관한 합의서」 등 2개의 문건을 제시해 놓고 있다.
따라서 우리측은 협상의제에 관한한 지난 3차까지의 회담과 별 차이가 없다. 이에비해 북측은 지난 3차 회담서 하나로 묶어 놓았던 「남북 불가침과 화해협력에 관한 선언」을 다시 둘로 나눠 개별안건으로 취급하고 있다.
남북의 이해와 입장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이같은 의제를 다루는 순서와 합의 도출의 방법론상 문제.
먼저 우리측은 지난 회담까지와는 달리 기본합의서·불가침방안·3통문제 등 3개 합의서의 「일괄 채택」 주장을 이번 실무접촉에서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전에는 『남북관계의 「틀」인 기본 합의서를 먼저 채택한뒤 1개월이내에 2개 분과위를 구성,여기에서 불가침과 3통문제를 해결하자』는 순차적 해결론을 고수했었다.
이와달리 북측은 여전히 「불가침선언」에 대한 강한 집착을 버리지 않았다.
실무접촉에서 양측은 또 합의도출의 방법 및 수순을 놓고서도 입장이 엇갈렸다. 북측은 「합의서의 숫자 및 명칭 토의→쌍방제안의 공통점 추출→문안정리」의 순서를 내세웠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쌍방 5개제안 내용의 포괄적 검토→합의점 추출→이를 담을 합의서 숫자와 명칭 결정→문안정리」의 차례를 제시했다.
○…실무접촉을 끝낸 우리측은 북한의 이같은 태도를 『불가침선언에 여전히 집착하는 자세를 보이는 반면 남북간의 실질적인 교류·협력증진에는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리측은 먼저 북측의 「선합의서 숫자 및 명칭결정」 주장에 대해 『본말이 전도된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한 실무접촉 대표는 『내용을 결정하지 않은채 합의서의 숫자부터 결정할수 없으며 숫자보다는 내용이 중요한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우리측은 또 『북측이 제시하고 있는 「화해와 협력 합의서」는 구체적인 실천조항과 발효조항이 없는 선언적인 것으로서 형식도 몇조 등을 표시하지 않은채 「1·2·3」으로 나열할 정도로 불성실한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측은 북측의 「불가침선언」에 대해서는 『상호군사 정보교환,직통전화 설치 등 불가침 이행보장을 위한 실천조치가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측은 이와함께 북측 2개 문건에 ▲매스컴 상호개방 ▲이산가족 서신왕래 및 재결합 ▲서울·평양 상주대표부 설치 ▲남북 경제협력 등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필수 10개 항이 전혀 담겨져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결국 우리측은 『북측이 「쌍방제안중 공통점부터 먼저 해결하자」고 하는 것은 자신들의 2개 문건을 그대로 채택하자는 것이며 이는 결국 불가침선언 채택→대미 평화협정체결→주한미군 철수의 기본전략을 바탕에 깔고 있는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호입장 차이와 이해대립에도 불구,회담전정망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송한호 통일원차관은 『세차례 실무대표 접촉이 비록 가시적 성과는 없었으나 쌍방입장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혔다』고 애써 의미를 부여하면서 『본회담은 잘되기를 바란다』고 희망 섞인 기대를 잊지 않았다.
그러나 실무대표 접촉결과가 말해주듯이 남북 양측 모두 여전히 상대방에 대해 신뢰를 부여하고 있지 못함이 다시한번 확인 되었다. 특히 북측은 접촉과정에서 박성희양 문제를 거론하는가 하면 「본회담의 선언적 기능론」을 전개함으로써 이번 회담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를 분명히 했다.<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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