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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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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궤도를 도는 우주선에서 내려다 보이는 인공 구조물이 두가지가 있다고 한다. 중국 북쪽의 만리장성과 이집트의 피라미드다. 피라미드중에서도 크기로 유명하기는 소위 「기제의 3대 피라미드」가 꼽힌다. 그중 제일 큰 것은 원래 높이가 1백46m를 넘는 거대한 돌더미 산이었다. ◆단일 건조물로는 인류사상 최대규모라는 이 피라미드는 평균 무게 2.5톤의 돌 2백30만개를 쌓아 올려 만든 것이다. 16톤이나 되는 큰 돌도 있다. 한치의 어긋남 없이 돌들을 정교하게 쌓아올린 건축기술은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힌다. 4천 수백년전 이집트 사람들은 제왕의 저승의 영광을 위해 어마어마한 돌무덤을 쌓았던 것이다. ◆인간이 만든 기념물은 그처럼 허망한 것이다. 피라미드는 도굴꾼들이 파헤쳐 약탈되고,그속에 묻힌 제왕도 먼지처럼 사라진 것이다. 그런데도 어리석은 정치권력은 지금도 거대한 기념물을 쌓아 올리기를 좋아한다. 특히 후진국일수록,그리고 민주화되지 못한 나라일수록 정치는 규모가 큰 구조물을 좋아한다. ◆문화부가 갑자기 20억원짜리 통일염원탑을 짓겠다고 나섰다. 독립기념관안에 10억원을 들여 통일염원의 동산을 만들고,그안에 20억원짜리 탑을 짓겠다는 것이다. 문화부는 납세자인 국민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통일염원탑의 설계를 어느 교수에게 의뢰해,오는 15일 기공식을 갖는다고 한다. ◆정부는 이미 경기도 파주땅 1백70만평에 1백10억원을 퍼부어 통일 동산을 만들고 있다. 우리보다 한발앞서 통일된 독일에 통일 동산이나 통일염원탑이 있다는 말은 들어본 일이 없다. 정부 관계자들은 국민의 돈을 마치 자기 호주머니에서 꺼내쓰듯 하려는가보다. 정말 돈써야 될데가 산더미 같은 판에 기가찰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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