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통일에 가장 비상한 관심을 보였던 한국사회가 그 실상을 가장 곡해하고 있다』최근 정부 및 민간사이드의 베를린 주재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구동성으로 나온 자책섞인 한탄이다.소용돌이속의 통일현장을 지켜 본 이들의 「한탄」은 최근 국내의 독일 통일에 대한 관심이 부정적 방향이나,「구경거리」 정도로 변질된듯한 느낌때문이다.
통일을 전후해 앞을 다투어 베를린을 찾았던 국내정치인 관료 학자들과 국내언론은 『우리도 체제 우위를 바탕으로 서독처럼 「조기흡수통일」을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그러나 서독의 분배정의실현등 진정한 체제우위의 의미를 상기시키는 지적은 아랑곳않던 이 들뜬 반응들은 불과 몇달사이 『동독경제 붕괴에 따른 「위기」를 볼 때,우리는 「성급한 통일」을 피해야 한다』는 논리로 반전됐다.
그러나 실제 동독경제는 상승국면으로 돌아서 독일의 도약기반으로 부상하고 있다. 통일독일을 못마땅해야하는 서방언론들이 경제체제 개편의 당연한 진통을 「위기」로 왜곡했을 뿐이다.
국내에서는 바로 이 왜곡된 보도가 주는 선입견에 매달려 베를린 주재원들의 보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한탄이었다. 이때문에 독일 통일의 진정한 교훈이나 정치·경제적 의미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있고 유럽의 중심으로 부상한 베를린과 동독진출에도 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베를린의 일본기업 지사가 12개에서 71개로 늘어난 사이,한국기업지사는 2개에서 1개로 줄었다.이런 자세로는 뒤늦게 서둘러봐야 따라잡긴 어렵다는 것이 현지 주재원들의 한탄이다.
이들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국내의 인식은 통일과 동시에 수도로 결정돼 독일은 물론 유럽의 중심으로 떠오른 베를린을 지난 6월 의회 정부이전 결정으로 비로소 수도가 된양 착각하는 수준에 있다.
결국 우리가 독일통일에서 교훈도,이익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채 그저 재미있는 화제로 삼는 것은 우리사회의 지적인 시력이 통일을 실현할 수준과는 먼것임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 베를린 주재원들의 가슴아픈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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