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사 “축하한다” “잘해보자” 악수/교민들도 행사 앞당기는등 축하준비유엔안보리가 하비에르·페레스·데·케야르 사무총장이 배석한 가운데 예정시간보다 30분 늦은 8일 상오11시30분(현지시간·한국시간 9일 새벽0시30분) 남북한의 유엔가입 권고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함으로써 남북한은 새로운 유엔 외교시대로 돌입.
절차상 오는 9월17일 유엔총회의 의결과정을 남겨놓고 있으나 안보리의 가입권고 결의안이 아무런 이의 없이 채택됐기 때문에 총회의결은 요식행위인셈.
○표결없이 만장일치
○…예정보다 30분 늦은 이날 상오11시30분께(현지시간) 개최된 안보리 전체회의는 아얄라·랏소 의장이 남북한 가입심사위가 보고한 문서 (북한 22777호,남한 22778호)를 낭독하고 표결없이 채택할 것을 제의한후 『반대의견이 없으므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발표함으로써 역사적인 남북한 유엔가입권고 결의안을 불과 2분사이에 채택.
랏소 의장이 안보리 전체회의를 주재하는 동안 남북양측의 대표부관계자 20여명은 옵서버석에서 가입안 처리과정을 진지하게 지켜보는 모습.
랏소 의장이 축하메시지를 낭독하는 것으로 안보리 통과절차가 끝나자 노창희 대사 등 우리측 유엔대표부 관계자들은 안보리 이사국대표들과 악수를 나누며 축하 인사를 교환.
박길연 북한대사는 케야르 총장과 랏소 의장을 찾아가 고맙다는 인사를 한뒤 토머스·피커링 미국대사와도 악수를 나누며 대화.
○“전세계 역사적 사건”
이날 우리측에서는 노대사를 비롯,신기복 주유엔차석대사,문동석 외무부 국제기구국장 등 관계자들이 안보리 회의장에 참석했는데 이병기 대통령 의전수석비서관도 참석해 눈길.
○…랏소의장은 결의안을 채택한후 의장으로서 간단히 5분여간 소감을 피력.
『안보리는 오늘 또하나의 뜻깊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힌 랏소의장은 『유엔가입과 관련한 남북한 국민의 소망이 합치점을 찾은것을 감안해 단일의제로 묶어 심사했다』고 설명.
그는 또 『결의안채택은 남북한은 물론 아시아 전세계에 있어 역사적사건』이라며 이를 계기로 남북한이 신뢰를 증진하고 통일을 막는 장애물을 극복할 것을 기대.
랏소 의장은 이어 『우리는 최근 적대관계에 있는 나라들이 용기있게 이를 극복해 온 것을 목도했다』면서 『이 시대에 들어 인류는 분별력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마지막으로 『안보리의장 자격으로 이 역사적 순간에 두나라에 축하의 말을 하게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감회를 말하고 휴회.
○…노창희 대사는 회의가 끝난후 회의장에 나와 있던 북한 박길연 대사를 만나 『축하한다』고 인사를 전했고 이에대해 박대사는 『잘해봅시다』라고 답례.
○…한국대표부는 남북한 유엔가입이 요식절차만 남은 당연지사로 받아들여지자 향후 유엔대표부의 역할과 기능강화에 기대를 거는 눈치. 그러나 외무부관계자나 대표부 직원들은 『우리가 유엔에 가입하면 한국의 외교문제가 당장 없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걱정스럽다』고 염려하기도. 이들은 『유엔외교가 다자간의 복잡한 합의과정을 거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인의 정서와 맞지 않는면이있다』고 설명.
관계자들은 특히 남북대화의 무대처럼 된 유엔내에서의 대결에 여론의 초점이 지나치게 몰리는데 대해 곤혹스런 표정인데 대표부의 한 고위관리는 『유엔대표부는 본연의 유엔외교에 활로가 있다』고 강조.
○국기게양의식 신경
○…남북한이 유엔에 가입하면 눈에 띄게 달라지는것중 하나가 유엔본부앞의 국기게양.
따라서 한국의 태극기와 북한의 인공기가 9월17일부터 다른 1백60여 회원국의 깃발과 함께 아침에 게양되고 저녁에 내려 진다.
또 대표부의 직원들도 종래와 달리 정식외교관으로서의 각종 특권을 누리게 되는데 한국대표부의 차량번호는 C(영사)에서 D(외교관)로,북한대표부의 차량번호는 G(방문객)에서 D로 전환.
○코리안퍼레이드 계획
○…뉴욕에서는 한국의 유엔가입을 계기로 문화부 주최의 민속공연과 뉴욕 한인회주최의 코리안퍼레이드가 개최될 예정.
1백35명의 대규모 민속공연단이 문화부의 계획에 따라 9월25일 맨해턴의 카네기홀에서 경축공연을 갖는다.
또 한인주최의 코리안퍼레이드도 9월21일이나 22일중 택일해 맨해턴중심가인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23번가까지 약 2㎞에 걸쳐 펼쳐질 예정.
특히 코리안퍼레이드는 그동안 뉴욕시에서 「한인의 날」로 정한 10월 첫째 화요일의 전례를 깨고 유엔가입직후로 앞당기는 등 뉴욕 한인들의 남북한 유엔가입에 대한 관심이 고조.
○“통일조기실현 기대”
○…노창희 주유엔대사는 안보리 통과직후 논평을 통해 『냉전의 마지막 잔재를 청산하고 유엔이 지향하는 보편성원칙을 구현케됐다』면서 『유엔의 정회원국으로서 유엔의 중요하고 다양한 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강조.<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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