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록펠러의원 불출마 선언/중진들도 “부시들러리” 우려 침묵【워싱턴=연합】 92년 대통령선거에서 조지·부시 대통령에 맞설 인물을 찾지못하고 있는 미국 민주당은 그동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존·록펠러4세 상원의원(54·웨스트 버지니아주)이 7일 차기선거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심각한 인물난에 빠져 들고있다.
록펠러 상원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직 도전에 3개월은 충분치 못하다』고 말해 대통령직 도전포기를 알렸다. 그는 이어 레이건,부시로 이어진 공화당정권이 유산계급과 무산계급을 갈라놓았다고 비난하면서 내년 선거에서 민주당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록펠러 상원의원이 96년 선거 출마여운을 남기고 불과 3개월만에 보따리를 싸게 되자 민주당 진영은 거의 마지막 희망이 사라지는 듯한 허탈한 분위기에 빠져있다.
록펠러 상원의원에 앞서 88년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에서 실패한 리처드·게파트 하원 원내총무가 지난달 이미 불출마선언을 했고 한번 나서볼만한 중진정치인들도 92년 선거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있어 이런 분위기라면 부시는 다음 선거에서 백악관에 무혈입성할 가능성이 크다.
록펠러 상원의원은 그간 걸프전의 승리를 통한 대외정책 성공에도 불구하고 부시가 의료문제 등 국내정책에서 국민들의 비난을 받고있는 점을 공격하는 등 대권도전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이처럼 록펠러 의원이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부상하면서 「록펠러 가문」이라는 지명도에다가 스스로 겸손하게 자기 가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있는 그의 태도,그리고 케네디,루스벨트 등 다른 명문출신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억 등에 힘입어 「록펠러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컸었다.
올해 54세의 록펠러 의원은 미국내 일류학교들만 다녔고 국무부에서도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60년대초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인 웨스트 버지니아를 위해 봉사하기 위해 이주한뒤 그곳에서 77년 주지사,84년 상원의원으로 선출됐었다.
록펠러 의원이 도중하차를 결심한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다.
록펠러 측근들은 그가 지난 7월21일자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칼럼니스트 데이비드·브러더의 「록펠러는 준비됐는가」라는 글에 크게 영향을 받아 출마를 포기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 글은 『그는 앞에 놓여진 일들에 대해 스스로 준비할 시간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시간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록펠러 의원이 불출마를 공식 선언함으로써 민주당은 현재 유일하게 출마선언을 한 폴·송가스 전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외에 아이오와 상원의원 톰·하킨,아칸소 주지사 빌·클린턴,버지니아 주지사 더글러스·와일더 등이 대권에 나설 것인가를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보다 지명도가 높은 테네시주 상원의원 알·고어나 뉴욕 주지사 마리오·쿠오모,텍사스주 상원의원 로이드·벤슨 등 당내 거물정치인들은 차기 선거에서 자신들이 부시의 들러리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지금까지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 카터이후 백악관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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