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움커… 정치관계 기대/북과 정례접촉땐 군축거론”/노 대사/제출전 남북참사관 만나 “심도있는 대화”유엔사무국은 6일 우리정부가 제출한 가입신청서를 안보리에 회부함으로써 남북한 유엔가입에 대한 본격적인 심사절차에 돌입했다. 이날 유엔본부에서는 남북한 유엔가입이 갖는 역사적 상징성을 반영하는듯 내외신기자 50여명이 가입신청서 제출 및 후속처리과정 등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노창희 주유엔대사는 5일 하오3시30분(현지시간·한국시간 6일 새벽4시30분) 페레스·데·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을 방문해 유엔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뒤 15분간 환담.
노대사는 이날 문동석 외무부 국제기구 조약국장,서대원 대표부 참사관과 함께 약속시간 정각에 유엔본부 38층의 사무총장실을 방문.
노대사는 가입신청서를 케야르 총장에게 전달하면서 『정부훈령에 따라 신청서를 제출한다』며 『독일과 같은 방식으로 남북한 유엔가입이 이루어지는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언급.
가입신청서와 유엔헌장 의무수락서를 전달받은 케야르 사무총장은 노대사에게 앉을 것을 권유했고 이에 노대사는 한국 유엔가입에 대한 사무국의 협조에 사의를 표시한 뒤 환담을 시작.
○…노대사는 이 자리에서 『지난 40년간 지속돼온 한국의 유엔가입 노력이 국제여건 때문에 성사되지 않다가 이제야 이뤄지게 됐다』면서 『남북한 동시가입으로 남북한의 국제적 위상과 발언권이 높아지고 평화통일에 기여하게 됐다』고 남북한 유엔가입의 의미를 평가.
노대사는 또 『남북한 가입은 유엔의 보편성 원칙이 완성되고 국제적으로 냉전이 종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
이에대해 케야르 사무총장은 『한국이 유엔가입에 거는 기대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공감을 표시한뒤 『남북한 동시가입으로 유엔의 활동 및 보편성 원리가 더욱 강화될 것이며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하게될 것』이라고 피력.
이어 노대사는 『노태우 대통령이 한국의 유엔가입후 유엔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에 케야르 사무총장은 『지난 88년에 오셨는데 다시 만나게되어 기쁘다』고 환영.
○…케야르 사무총장에게 유엔가입신청서를 제출한 노대사는 면담이 끝난뒤 곧바로 유엔본부 2층의 기자회견장으로 내려와 국내외 유엔본부 출입기자들에게 한국의 유엔가입신청서 제출경위 및 배경을 설명하고 기자들과 일문일답.
이날 회견에 참석한 50여명의 내외신기자들은 남북한 유엔가입에 따른 향후 남북관계의 발전방향 등에 깊은 관심을 표시.
특히 외신기자들은 유엔가입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방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여부와 한국의 대북 경제지원,북한의 비핵지대화 제의에 대한 한국의 입장,독일통일이 한국의 통일논의에 미치고 있는 영향 등에 관해 집중 질문.
○…노대사는 기자회견에서 유엔가입후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북한과의 관계를 꼽은 뒤 『지난 5월27일 북한대사와 만나 정례회의를 제의했는데 그쪽에서 「일이 있으면 보자」는 정도의 반응만 있었다』고 유엔에서의 남북 접촉경과를 설명.
노대사는 이어 『그동안 참사관접촉을 했으며 이 자리에서 5월27일의 대사접촉 내용을 상기시켰다』면서 『요즘도 북한 태도를 지켜보며 대사간의 정례접촉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
노대사는 그러나 『유엔에서 북한과 대화가 이뤄지면 유엔 이외의 문제도 거론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얘기가 잘되면 정부방침에 따라서 다른 문제들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나 아직은 그런 얘기를 거론할때가 이닌것 같다』고 조심스런 답변.
유엔에서 남북대화가 이뤄질 경우 최우선 논의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노대사는 『군축문제를 포함해 정치·안보문제가 우선이고 그다음이 경제·사회문제』라고 대답.
노대사는 그러나 곧 이어 『지금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김칫국부터 마시는것 같다』고 말해 유엔가입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급진전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점을 지적.
이어 노대사는 유엔가입후 한중관계에 관해 『가까운 장래에 정치적 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한뒤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에 중국의 기여가 있었으며 한국과의 교역도 증대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
이밖에 노대사는 비핵지대화 논의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전반적인 긴장완화가 되면 진전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간단히 대답.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노대사가 케야르 총장에게 가입신청서를 제출하기 4시간여전인 5일 상오11시께(현지시간) 북한대표부에 우리의 유엔가입신청서 제출계획을 통고.
우리대표부는 참사관 한명을 북측대표부 참사관과 만나도록 해 『하오에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임을 알리도록 조치.
이날 참사관 접촉에서는 단순한 가입신청서 제출통보외에 상당히 많은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리대표부측은 구체적 내용의 공개를 거부.
노대사는 참사관급 접촉에 대해 『꽤 오래 얘기했으나 알릴만한 것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현재 추세대로라면 유엔대표부간의 접촉이 잘될 것』이라고 말해 무언가 심도있는 대화가 오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유발.
○…한편 남북한은 유엔에서의 국호를 종전대로 한국은 ROK,북한은 DPRK로 사용키로 최종 결정.
이에 따라 남북한은 총회에서 서로 떨어져 앉게 됐는데 이번 46차 총회에서는 추첨결과 파나마가 맨 앞자리에 앉고 한국은 알파벳순서에 따라 앞줄 8번째,북한은 뒷자리를 배정받을 것으로 예상.
남북한의 좌석은 양측이 합의,유엔에서의 영문국호를 변경할 경우 과거 동서독과 같이 옆자리에 배치받을수 있었으나 북측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데다 우리측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아 무산.<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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