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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젊은층 무마 안간힘(TIME 본지특약:8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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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젊은층 무마 안간힘(TIME 본지특약:8월12일자)

입력
1991.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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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인구 60%… 청바지·로큰롤 서구취향/궁핍불만 망명늘자 비판허용등 유화책쿠바는 젊은이의 나라이다. 1천70만 쿠바인의 60%가 카스트로가 집권한 지난 59년이후 태어난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사회주의만을 알고있지만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교육을 잘 받고 건강한 젊은이들이다.

그러나 쿠바의 젊은이들은 보다나은 무엇을 갈망하고 있다. 그들은 청바지와 조깅화,카셋테이프,비디오카셋과 같은 자본주의의 상징물들을 원하고 있다. 그들중 일부는 장발과 헤비메탈 그룹의 로고가 찍힌 T셔츠를 뽐내며 도시의 공원을 어슬렁거리기도 한다.

록가수 파블로·멘데스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사회의 불평등이 젊은이들을 좌절시키고 있다』고 설명하고 『젊은이들이 변화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젊은이들의 불만은 최근들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소련원조의 축소와 장기간 지속돼온 미국의 경제봉쇄로 배급제가 더욱 강화된 지난 8월이후 모든 쿠바인들이 하루에 빵 두덩어리,9일에 한번씩 고기 1파운드(4백50그램)만으로 살아가야 할만큼 생활이 궁핍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유행을 의식하는 젊은이들에게는 1년에 새옷 한벌,팬티 두장,구두 한켤레만이 허용되는 배급제가 고통스럽게까지 느껴진다.

이 때문에 할머니들이 의복배급표를 젊은이들에게 넘겨주고 어머니들은 TV,라디오 등 소비재를 구입하기위해 패물을 팔아버리는 사태가 벌이지고 있다.

한 유럽 외교관은 『30세 이하의 쿠바 젊은이들은 혁명에 관련된 이야기에 짜증을 낸다』며 『그들은 직업과 달리,그리고 소비재를 원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경제적 곤궁과 개인의 자유에 대한 구속때문에 고무튜브와 뗏목을 타고 인근 플로리다로 밀입국하는 젊은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올해들어서만도 대부분이 30세 이하의 젊은이들인 쿠바인 1천여명며염이 바다를 건너 플로리다로 건너갔다.

최근에는 불평불만 세력에 대한 정부의 탄압이 더욱 강화되고 있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 쿠바정부는 유화책을 쓰기도 한다. 카스트로는 지난해 초부터 당내의 비판을 허용했으며 오는 10월의 당대회에서 변화에 대해 토의를 하기로 약속했다.

공산청년 동맹은 젊은이들을 위한 오락시설을 설치하고 팝콘서트를 열기도하며 수도 아바나에는 24개소의 디스코장을 신설했다.

대학교수들을 『사회주의가 원하는 생활수준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학생들은 설득하는 일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불만들로 인해 카스트로 정권이나 쿠바가 자랑하는 『열대의 사회주의」 체제가 곧 붕괴하리라고 판단하는 것은 섣부른 짓이다.

라틴아메리카 전체에서 빈곤에 허덕이고 있는 인구가 1억7천5백여만명에 달하지만 아바나의 거리에는 거지가 없다.

시에라·왈드양(17)은 『우리는 사회주의를 성취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자본주의가 그 대안은 아니다』라며 『누구도 카스트로가 물러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쿠바의 젊은이들은 자기들이 단지 돈에 대해서만 걱정을 갖고 있는,세계에서 마직막으로 남은 이상주의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들은 새로운 것을 원하고 있지만 체제전체를 바꾸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쿠바의 젊은이들은 단지 삶을 즐기고 싶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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