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 교체해야” 다락서 인원이동 가능성/“독약가지러 갔다” 긴박한 진행상황 옮겨87년 8월29일 오대양 용인공장 기숙사 천장의 32명 집단 변사현장에서 발견된 메모지는 떼죽음직전 은신자들의 심리상태와 외부와의 접촉여부,오대양 사장 박순자씨의 남편 이기정씨(57·당시 충남도 건설국장)의 행적 등을 짐작케 해준다.
검찰은 밥을 지어주며 천장에 숨어있는 박씨 등을 도왔던 김영자씨(44·여)와 정화진씨(45·여)가 올려보냈던 「교신쪽지」중 분실된 1장을 제외한 18장을 경찰로부터 제출받아 정밀분석하고 있다(메모내용은 당시 표기된 그대로임).
▲「일 언제해야 하나」=25일 하오 병원에서 잠적한 박씨가 직원 14명과 함께 천장에 올라간뒤 2차로 용인에 도착한 17명을 언제쯤 천장에 올려보내야 되는가를 묻는 정씨의 메모.
▲「아무리 우리식구라도 누가 있느냐고 묻거든 다락에 있는 사람 다 없다고해. 아무리 우리식구라도」=2차 도착자 17명이 천장으로 올라간뒤 25일 하오 내려진 명령식 답변. 「식구」는 박씨의 가족,오대양 직원을 가리킨다.
▲「승용차·봉고차 1대를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습니까」=25일 하오5시께 대전공장장 김길환씨(사망당시 40세)가 은신자들을 수송한 차량처리 문제를 물어 정씨가 천장에 있던 오대양 학사감 전명순씨(사망당시 52세)에게 전달한 메모. 당시 수사에서는 김씨와 용인공장장 이경수씨(사망당시 45세)가 안산근교에 차를 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낮에 아이들이 헤이해진 것같다. 해서 숨는 연습을 한뒤 곧바로 손님이 들이 닥쳤어요. 저녁먹은후 오늘부터 전원 초비상 밤샘하기로 했음. 이시간이후 모두 소등시킨후 급한 마음으로 대비하고 있음. 각각 조를 짜서」=26일∼27일 하오께 대전의 학사유치원생들에게 누군가가 방문할 경우에 대비,화각장뒤로 숨는 연습을 시켰다는 정씨 메모. 손님은 그뒤 바로 들이닥친 채권자 8명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용택·국장·용주 3시간 정도 있었음… 진아남매 데려갔음… 남매가 농뒤를 청주 성욱이네를 가르쳐주어 대피할 곳이 없음」=27일 하오4시께 이기정씨와 박씨의 두동생 용택·용주씨 등 3명이 공장에 3시간동안 머물렀다는 뜻. 진아(학사 학생) 남매의 부모가 남매를 데려갔으며 남매가 성욱(학생)이네 부모에게 숨는곳을 알려줬다는 내용이다.
▲「애들 빨리 재우고 인원을 교차(교체)해야 되기때문에 현관문을 잠구고」=26일∼27일밤께 천장에서 내려온 명령. 천장은신후 1명도 내려오지 않았다는 정씨 등의 진술과 달리 누군가가 내려왔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아이들 밥반찬하지 말고 소금밥해서 간단히 먹이라고」=대전의 학생들에게 주먹밥을 먹이라는 명령으로 27일밤∼28일께로 추정됨.
▲「국장님○○(해독불능)이랑 왔어요.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그 사람들이 말했어요. 오늘밤새로 주위에서 맴돌거며 온 식구가 여기서 진치고 살거라고」=27일∼28일 이기정씨가 공장을 방문했음을 알려주는 내용.
「마지막」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하다.
▲「사장이나 그외사람 독약·물 가지러갔다」=변사직전인 28일 하오 긴박하게 진행되는 상황을 옮긴내용.
▲「국장님 이제 갔습니다. 10명이나 왔어요. 용준이 행패,화진이 머리다쳐 병원갔음. 사장님께서 모두를 생각하시면 굶어죽기보다 마지막까지(해독불능) 나타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장님 한분만 나타나시면 수습델것 갔습니다」=28일 용주씨,오주양행직원 7∼8명과 함께왔던 이씨가 29일 새벽 공장을 떠났으며 그 무렵 정화진씨 구타사건이 있었음을 천장에 알리는 김씨의 메모.<대전=임시취재반>대전=임시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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