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병맥주에 종이팩 청주도 등장주류시장의 대외개방에 대비하기 위해 주류에 대한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술시장에 신제품 경쟁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제까지 희석식만 생산되던 소주는 7월부터 곡물주정을 가미한 혼합식이 시판되기 시작했고 하반기에는 증류식도 생산이 허가될 것으로 보여 신상품이 연이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맥주,청주,위스키 등도 알코올도수 자유화와 업체간 경쟁으로 신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신상품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소주업계로 10개사중 이미 진로를 선두로 3개사가 혼합식 소주의 시판에 들어갔고 나머지 업체들도 시판준비를 하고 있다.
혼합식 소주는 알코올도수 85%의 주정에 물을 섞어 만드는 기존의 희석식 소주에 20% 이내의 증류된 순수곡물 주정을 혼합해 만든 새로운 제품으로 희석식 소주의 담백한 맛에 부드럽고 향취가 나는 증류식 소주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이라고 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혼합식 소주의 이같은 특성을 살리기 위해 술명칭과 디자인 등을 기존 소주와는 전혀 다르게 만들었다.
이미 시판에 돌입한 혼합식 소주는 진로의 비선을 비롯,대선(부산)의 오륙도,보배(전북)의 호 등이며 보해(전남)도 이달중에 김삿갓이란 제품을 출하할 계획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알코올도수 25도,용량 3백75㎖에 출고가는 9백5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양조비법을 신선으로부터 비밀스럽게 전수받았다는 뜻에서 신상품 이름을 비선으로 정한 진로는 이 소주에 사용되는 기본주정도 순수보리를 써 사실상 순곡소주라고 자랑하고 있다. 진로는 이 혼합식 소주가 앞으로 전체 소주소비량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일부에서는 혼합식 소주를 맛본 애주가들의 평가가 별로 신통치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혼합식 소주의 시판에 이어 올 하반기에는 증류식 소주의 면허가 허가될 전망이어서 소주업계의 신제품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류식 소주는 위스키의 제조방법처럼 발효된 주정을 단식증류기에 증류하여 만드는 것으로 맞이 부드럽고 감칠맛이 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증류식 소주의 허가시기가 아직은 불투명하고 가격이 3천원대를 넘을수 밖에 없어 업체들은 타사의 움직임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이다.
맥주시장도 페놀사건으로 치열해진 OB(동양)와 크라운(조선)의 경쟁으로 신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여성을 겨냥한 마일드를 개발,재미를 본 크라운은 오는 8월 또다시 알코올도수 6도의 스타우트란 병흑맥주를 시판할 예정이다. OB도 이에맞서 조만간 병흑맥주를 내놓고 대대적인 판촉활동에 나섬으로써 더이상 크라운에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할 예정이다. 크라운은 청주시장에서도 OB에 정면 도전장을 냈다.
조선계열의 금관청주는 냉청주시장의 95% 이상을 석권하고 있는 청하에 대적하기 위해 이미 이화라는 신제품을 만들어 시판을 준비중이다. 지난해 청하의 판매량이 78%나 증가,톡톡히 재미를 본 동양측도 이에맞서 팩청하를 구상하고 있다.
주류업계의 신제품 경쟁은 오는 10월께 주류 제조면허가 개방되면 더욱 격화돼 주류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배정근기자>배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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