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면 전국민 다섯가구중 한가구가 짐을 꾸려 낫선 곳으로 이사를 가는 나라. 그래서 사람들이 뿌리없는 부평초처럼 낯선 사람들 틈에 끼어 살아야 되는 사회. 그것이 지금의 한국이다. 특히 도시라는 자유경쟁의 시장바닥은 각박한 부평초들의 집합체들이다. 그속에서 사람들은 뿌리박을 옛고향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판에서 몸과 마음을 의탁할수 있는 「의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먹여주고 입혀주고,장래까지 보장해주는 「구세주」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귀다툼을 하지않고 부모·형제처럼 믿고 의지할수 있는 사람들끼리 공동체를 이루고 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필시 누구나 허겁지겁 뛰어들 것이다. ◆오대양 사건은 세모라는 기업과 속칭 「구원파」라는 종교집단이 얽혀 거대한 수수께끼로 발전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세모의 기업주인 유병언씨가 수수께끼의 키를 쥐고 있는 것으로 수사당국이나 세상이 의심하고 있다. 그는 구원파 신도나 세모직원들 사이에서 「살아있는 예수」요 「지혜자」로 추앙돼왔다한다. ◆중간 사채모집책들은 「하나님의 사업을 하는 유사장을 도와야 한다」 「돈을 많이 보내야 구원받는다」고 했다한다. 또 세모직원이나 구원파 신도들은 집단생활을 몇군데에서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거대한 수수께끼에는 부평초처럼 불안속에 살아가는 현대 한국인의 「구원」을 갈망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수수께끼에 5공 당시 정치권력이 관련돼 있지않나하는 의혹도 크다. 그런 뜻에서 이 수수께끼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병리를 대변하는 큰 사건이다. 고뇌하는 사람에게 「구원」의 희망을 주지못한 기성 종교권도 참회와 반성을 해야할 것이다.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종교의 고귀한 사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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