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가의 관심은 민자당의 다음 대통령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쏠려 있는것 같다. 그러나 평범한 정치인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그들의 마음은 다른데 가있다. 6개월 남짓 앞둔 14대 총선을 어떻게 치르느냐는 것이다. 그들은 공천도 걱정이지만 그보다 선거에 들어갈 돈때문에 걱정이 태산같다. 공천을 받아서 나가든 무소속으로 출마하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인들중에는 아예 정치포기를 골똘히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선거자금이 들어가기에 그런가.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대체적으로 적게는 20억∼30억원,많으면 40억∼50억원까지 각오해야 한다는게 통설처럼 되어있다. 이쯤되면 아무리 재력이 든든한 사람도 「이래서야 어느 정치에 먹겠느냐」는 푸념이 나오지 않을 수 없게 되어있다. ◆왜 이렇게까지 선거 비용이 늘어났는가. 그 계기를 제공한 것은 두말할것도 없이 지난 6월의 시도의원 선거이다. 실제 그 선거에 직접 뛰어들었던 정치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자신이 추천한 후보가 적게는 4억∼5억원정도 쓰고 7억28억원은 보통이며 무려 20억원까지 쓴 경우도 적지않았다는 것이다. 시도의원 후보가 이렇게 뿌려 놓았으니 국회의원 후보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그 몇배를 쓰지않을 수 없다며 울상을 짓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그처럼 물쓰듯 돈을 썼던 시도의원 후보를 선거에 내보낸 장본인은 누구인가. 바로 다음 선거자금을 걱정하고 있는 정치인들 스스로가 아닌가. 정당이나 정치인이 지원해줄 자금력이 없으니까 돈많은 사람을 골라 공천을 주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러고 보면 정치판을 돈판으로 타락시킨 책임은 정치인 스스로에게 돌아가고 만다. 광역의회 선거에서 졸부들을 공천했던 화를 14대 총선에서 입게되는 셈이다. 자업자득이라고 념겨 버리기에는 너무나 한심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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