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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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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이 남쪽으로 내려가 소멸되면서 본격적인 불볕 더위가 시작됐다. 30도 안팎의 무더위속에 잠을 설치지만 벼포기는 벌어져만 간다. 집중호우로 수해는 있었으나 전국적으로 작황이 순조로워서 현재로서는 풍년이 예상된다. ◆그러나 농민들은 결실의 즐거움만 기다릴수가 없다. 병충해 때문이다. 수해와 한해 그리고 병충해가 쳇바퀴 돌듯 엄습해서 우리 농민의 가슴을 애타게 한다. 금년에도 농촌진흥청은 전국에 벼멸구 피해경보를 내렸다. 이래서 늘어나는 농약살포는 공해의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등장하고 있다. ◆통계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농가의 절반 이상이 농약사고를 경험한 일이 있다. 농약에 의한 사망자 수가 해마다 늘어 연간 1천명선에 육박하고 있다. 잔류 농약에 의한 인체의 위해까지 합치면 그 피해는 막대할 것이다. 이젠 농약의 과다 사용으로 벌과 나비가 날아오지 않아 과수원에선 인공수정을 해야할 판이다. ◆벼멸구나 잎마름병 같은 병충해는 삼국시대부터 있었던것 같다. 삼국사기에 병충해에 관한 기록이 32회 등장되고 조선왕조실록에도 38회나 기록되고 있다. 사기에 병충해의 이름으로 「비충」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아마도 땅강아지나 벼멸구가 아닌가 여겨진다. ◆조선조 숙종때 홍만선이 지은 산림경제에 의하면 볏짚을 나무에 감아서 유충을 유인,태우거나 감초가루를 뿌릴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병충해를 이겨낼수 있도록 지력을 높일것을 강조했다. 현재 우리 농사가 비료와 농약에 너무 의지하고 있는것을 생각할때 금비보다 퇴비를,농약보다 친척을 길러내야 한다는 선조들의 교훈을 되새겨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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