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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통합 허실(하한정국 심상찮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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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통합 허실(하한정국 심상찮다:4)

입력
1991.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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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통합후의 명제… 광역이후 새 무게/신민내분·민주 구심상실 접점 못찾아/현실·당위괴리… 소통합 여지신민당 내분과 민주당 몰락으로 인한 야권의 난기류는 하한정국에 또다시 등장한 신민·민주당의 통합논의로 인해 그 복잡성을 더해가고 있다.

3당통합이후 야권의 최대과제였던 야권통합은 지난해 두차례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무산돼 버렸으나 광역의회 선거에서의 야권참패 결과 그 필요성이 새삼 부각되엇다.

그리고 그 필요성은 14대 총선과 차기정권 교체를 감안할때 또다시 무게를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야권통합의 실질적 대주주인 신민당이 통합에 대한 자체논리를 둘러싸고 김대중총재 중심의 주류측과 정치발전연구회(정발연)가 감정대립 양상까지를 보이고 있고 통합의 한쪽 주체였던 민주당역시 광역의회 선거이후 구심점을 상실해 「상대역」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야권통합은 여전히 당위와 현실을 맴돌고 있다고 해야겠다.

민주당이 지난 31일 불쑥 내놓은 신민당과의 통합방안은 김신민총재의 2선후퇴 주장이나 50대 50의 동등지분 요구라는 기존입장을 철회하고 있지만 신민당은 이를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신민당의 내홍과 민주당의 무력함이 크게 기인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신민당 주류측이 생각하고 있는 통합방안은 단일성 집단지도 체제에 현실적인 세를 인정하는 지분배분이다. 그러나 민주당측이 발표한 방안은 양당총재를 공동대표로 하고 모든 지분을 광역의회 득표비율(신민 21%·민주 14%)을 기준으로 하자는 것이다.

한편 신민당내의 정발연측은 기본적으로 민주당안에 동의하고 있다.

이같은 표면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신민당이 정발연 리더격인 조윤형 국회부의장에 대한 「제명결정」을 하기전까지 신민·민주당간의 통합 공감대는 상당히 성숙되어 있었다는게 양측의 공통된 견해였다.

즉 신민당이 제의한 김대중총재­이기택 대표위원의 단일성 집단지도 체제에 대해 민주당,특히 이총재 중심의 주류측에선 『투항하는 모습은 곤란하다』며 어떤 형태로든 모양을 갖춰주길 요청했다는 얘기가 있다. 이 요청은 이민주총재로부터 「개인특사」 등을 통해 김총재에게 전달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와함께 통합의 「전권특사」 자격을 부여받은 이용희 최고위원과 한광옥·신기하의원 등은 민주당 통합파인 이철·김정길의원 및 장기욱 인권위원장과 그동안 수차례 비공식접촉을 갖고 「김신민총재를 인정하되 흡수통합의 모습이 아닌」 통합방안을 모색해왔다. 또 정발연측의 노승환·조윤형 의원과 한영수 당무위원은 민주당 조순형·이부영 부총재와 또다른 접촉을 갖고 신민·민주당을 중심으로한 대통합방안을 나름대로 검토해왔던게 사실이다.

다만 신민당 주류측의 주장은 『총선을 불과 6개월을 앞둔만큼 현실적인 효율성을 위해 단일성 집단지도 체제를 일찌감치 만들어 놓자』는 것이었다. 반면에 정발연쪽 협상팀은 『14대 총선 결과에 따라 경선으로 당대표를 뽑기로 하고 우선 양당 총재의 공동대표제 아래 통합하는 것이 영남정서를 끌어들이는 실질적인 통합을 이뤄낼수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같은 막후교섭은 『성사의 기미가 없는 통합논의 재개는 국민에게 실망만 줄뿐』이란 공통인식아래 『통합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설때 공개하자』는데 사실상 인식을 같이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신민당 내부의 주류·정발연간의 극한적인 관계약화와 민주당내 일부 세력의 「투항기미」를 제거하려는 움직임 등은 지난 31일 민주당의 일방적인 통합방안 발표로 이어졌고 『정발연측과 사전교감을 거친 민주당의 확정당론』이란 주석을 가능케했다.

그러나 신민당 주류측은 민주당의 일방적 발표를 『위기에 처한 정발연을 도와주기 위한 전술』이라고 백안시하면서 특히 양당총재를 완전한 동일자격에 놓은 것은 정발연과 합심해 김신민총재의 위상을 격하시키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같은 일련의 분위기는 기본적으로 신민당내 두그룹과 민주당의 분열된 견해에서 비롯되었지만 민주당이 일단 김신민총재를 「인정」하고 나선데 비해 이번에는 역으로 이민주총재의 위상이 새로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결과를 초래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신민당측은 그동안의 논의에서 이총재 주도로 치른 광역의회 선거에서의 민주당 참패를 예로들며 이총재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꾸준히 개진해오고 있었다.

이 때문에 신민당이 내놓은 「김대중총재­이기택 대표위원」 체제마저도 다분히 과도기 체제로서의 성격을 띠고있었고 결국은 신민당 중심의 통합기도로 귀착될수 밖에 없었다.

결국 신민당과 민주당의 당대당통합을 중심으로 하는 대통합구도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국면을 맞았다고 볼수밖에 없다. 특히 신민당 주류측과 정발연쪽의 관계가 「원상복귀」 되지않는한 성사는 미지수일수 밖에 없다.

다만 신민당 주류와 정발연 관계가 단시일내에 「최고로 악화」될 경우 민주당내 일부세력들과 함께 소통합의 모습을 갖추게 될 가능성은 배제할수 없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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