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급문화일수 밖에 없는 우리정치판에 요즘들어 희한한 용어가 등장해 또한번 우리의 정치를 희화화하고 있다. 「꾐수정치」와 「꼼수정치」라는 신조어를 들여다보면 낙후된 우리의 정치행태가 어렵지 않게 피부에 와닿는다. 사전을 찾아보면 「꾐수」는 거짓으로 달래어 어려운 곳으로 끌고가는 수로 돼있고,「꼼수」는 째째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하려하는 것으로 돼있다.용어의 사전적 의미는 곧바로 우리정치를 주도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할수 있는 김영삼·김대중 두김씨의 정치행태에 그대로 적용될수 있다.
우선 민자당이 벌이고 있는 「제주정치」를 보자.
후계구도 조기가시화 여부로 여권내부가 심각한 갈등을 겪고있는 가운데 이뤄진 민자당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과 김윤환 사무총장의 회동은 「10월말까지는 정치일정 논의를 중지한다」는 수습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는듯 했다. 회동후 김총장이 전한 내용이 그것이었고 『아직은 그런문제를 거론할 시기가 아니다』라는 부연설명까지 있었다.
그러나 이때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않던 김대표측은 김총장이 제주를 떠나자마자 측근들을 통해 「연내후계구도 결정요구」 「자유경선수용」 등의 극히 민감한 주장을 언론에 흘렸다. 김대표 자신은 물론 계속 침묵했지만 측근들만의 견해가 아님이 분명했다.
바다건너 제주로부터 터져나온 이 주장들은 누가봐도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고,그 내용이나 전달방식에서 자체규율을 잃어가는 민자당의 어지러운 집안사정을 보여주고 있다. 한심스런 「꼼수정치」다. 「콩가루집안」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또 각서가 『있다·없다』 또는 『썼다·안썼다』로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했던 내각제 각서파동은 「꾐수정치」의 전형이었다.
김신민총재의 경우를 보자.
부정의 화법으로 내각제를 공론화시킨 청와대 영수회담에서와 회담이 끝난뒤의 김총재의 완강한 내각제 절대불가 다짐은 「꾐수」로 볼수밖에 없다.
그런가하면 눈에 가시인 정발연을 치기위해 조윤형 부의장의 남원 공천관련 비리를 문제삼은 것은 정당성과는 거리가먼 「꼼수」로 밖에 볼수 없다.
정국은 이제 92년의 대권향방이 걸린 가을대회전을 앞두고 있다. 꾐수니 꼼수니 하는 골치아픈 술수의 정치가 가을정국에서는 제발 좀 사라져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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