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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금·사채기반 「소재벌」로 성장(세모왕국: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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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금·사채기반 「소재벌」로 성장(세모왕국:중)

입력
1991.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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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담보물 대부분 신자재산/3백억대 자산 교회신협도 주자금줄/“고위층 측근” 정치적 배경 적절히 이용소규모 오퍼상으로 출발한 현재의 세모는 불과 10여년만에 재벌그룹의 기업군을 방불케하는 15개 업종의 방대한 사업규모와 전국 수십만평의 부동산,막대한 자금동원력을 갖춘 소재벌로 성장,불가사의한 신비의 기업으로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사장 유병언씨의 경영능력을 인정하더라도 세모성장의 바탕은 엄청난 자금조달능력이다. 유씨는 종교적 권위와 정치적 배경이라는 양날의 칼을 적절히 구사,자금을 끌어들임으로써 세모의 신화를 이룩해냈다.

검찰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듯 세모의 자금조달에는 ▲사채모집 ▲은행대출 ▲신용협동조합(신협) 자금이용 ▲교회헌금·모금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됐다.

이러한 자금조달 방식은 최근까지도 혼용하고 있으나 대체로 성장단계에 따라 다른 특색을 나타내고 있다.

76년 삼우트레이딩 인수에서 82년 (주)세모 설립까지의 초창기에는 교회헌금·모금유용이,(주)세모설립에서 80년대 중반까지의 도약·확장기에는 사채조달이 주된 자금조달 방식이었다.

또 이때부터 89년 삼우트레이딩 합병까지의 성장기와 89년이후 지금까지의 제2도약기에는 합법적인 은행대출,신협자금유입 등이 주된 방식이었다.

초창기에는 구원파를 통해 꽃동네 모금운동,병원짓기 모금운동,학교건축모금,성전이전 모금운동 등 각종 명목의 모금활동을 벌여 거두어진 신도들의 헌금이 유사장의 삼우트레이딩 사업자금에 충당되었다는 것이다.

그뒤 모금활동이 어렵게 되자 송재화씨(45·여) 등 지역사채 모집책들이 82년 무렵부터 84년께까지 『재산을 모두 바쳐야 구원을 받을수 있다』면서 신도들을 대상으로 「다바치기운동」을 벌이고 「엄마모임」 등을 통해 사채를 끌어들였다.

이 시기는 무리한 생산시설 확충으로 종업원들에게 월급을 제대로 못 줄 정도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은 때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사채액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수백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것이 채권자들의 주장이다.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주)세모는 86년 9월 코리아타코마 등 유수업체를 물리치고 한강유람선 운영권을 따내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그뒤 고속 성장을 거듭,현재는 전자·전기·유지·식품·제약·종합건설·도료·자동차 부품·유람선·조선·해운 등 15개 사업부와 6개 해외법인에 2천5백여명의 임직원을 보유한 대기업으로 자라났다.

이같은 성장기에는 기존 자금조달 방식을 병행하면서 은행대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금융계에 의하면 (주)세모는 6월말 현재 경기·조흥·외환·한미은행 등 모두 12개 은행으로부터 5백억원 정도를 대출받았고 회사채가 2백50억원,한불종합금융·신라투자금융 등 단자회사에서 빌린돈이 10억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세모가 은행에 제공한 대출담보물은 7백억원 종도인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세모소유가 아닌 세모임직원,구원파신자 재산 등으로 사채 등 외부자금을 끌어들여 부동산을 구입,타인명의로 등기한뒤 이를 담보로 은행돈을 대출받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밖에 구원파교회 신협도 세모의 주요한 자금원으로 알려져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구원파교회의 신협은 서울이 한평신협,대구의 보전신협,부산의 한부교회신협,광주의 침광교회신협,인천의 인평교회신협 등이다.

이들 교회신협의 총자산 규모는 한평 2백60억,보전 50억,임평교회 35억,침광교회 22억,한부 16억 등 모두 3백80억원 이상이고 이중 85% 가량이 대출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중 상당액이 세모의 기업자금으로 흘러나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밖에 세모 본사 자체에서도 직원 대부분을 조합원으로한 세모신협(이사장 박상복·51)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역시 자산의 80%인 22억6천여만원이 조합원들에게 대출된 것으로 나타나있다.

이같은 자금조달 능력에 힘입어 세모는 지난 87년 6차례에 걸쳐 27억원,지난 한해에만 5차례에 걸쳐 70억원을 유상증자하는 등 파격적으로 자본규모를 늘려왔다.

유씨는 자금조달 과정에서 정치적 배경을 은연중 과시,채권자의 신뢰를 사는 방법을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인은 거듭 부인하고 있으나 전경환 전 새마을운동 중앙본부회장과의 교류도 널리 알려져있고 실제로 강석을씨의 남편 이석형씨는 세모개발실 직원으로부터 『사장님은 고위층의 측근』이라는 자랑을 여러차례 들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또 지난 86년 사기혐의로 피소돼 치안본부 특수대에서 수사를 받을 당시 구체적 혐의점이 밝혀졌으나 「상부」의 지시로 수사가 중단됐다는 당시 수사관의 증언도 유씨의 정치적 배경을 시사하는 것이다.

유씨는 6공들어서도 권력에 줄을 대기위한 노력을 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유씨는 지난해 9월5일자로 민자당 중앙당후원회 운영위원으로 위촉됐다.<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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