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과 각국 입장 알아보면/대미·소관계 고려 거부 힘들어/이스라엘/영토반환 연계 의도속 적극적/아랍국미소 양국정상이 오는 10월 중동평화회담을 공동후원키로 합의함에 따라 베이커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의 중동평화회담 참가를 설득키위해 1일 제6차 중동순방길에 올랐다. 베이커장관은 이스라엘에 이어 3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본부가 위치한 튀니지를 방문해 지난해이후 대화가 단절된 PLO와 평화회담 참가자격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베스메르트니흐 소 외무장관도 베이커 미 국무장관의 중동순방직후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지도부와 중동평화회담 참가를 전제로 한 양국간 국교재개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미소 양국 외무장관의 이같은 발빠른 외교움직임은 그동안 불투명했던 중동평화회담 개최를 기정사실화하는 중대한 사태진전으로 볼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스라엘과 아랍국들 사이에는 평화회담 개최를 둘러싼 미해결 문제가 남아있고 관련국들의 이해관계 또한 복잡하게 얽혀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중동평화회담의 일정이 구체적인 실무협의 단계에 들어간 시점에서 이 회담에 임하는 관련국들의 입장을 정리해본다.
▷이스라엘◁
미소양국 정상이 7월31일 중동 평화회담 개최에 합의함에 따라 이스라엘은 아랍점령지를 포기하느냐 아니면 외교적 고립을 감수하느냐를 결정해야할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미소정상의 발표이후에도 이스라엘은 동에루살렘거주 팔레스타인인들과 PLO의 대표권을 결코 인정할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67년이후 점령해온 요르단강서안,가자지구,골란고원 등의 영토반환 문제를 평화회담 개최와 연계시키려는 아랍측의 의도에 대해서도 단호한 거부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몇가지 이유때문에 평화회담 참가를 끝까지 거부할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우선 이스라엘의 극우 샤미르총리 정부는 소련으로부터 이주해오는 유태인들의 정착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도 원조받기 위해 미국과의 친선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또 지난 67년 중동전이래 단절된 소련과의 국교정상화도 이스라엘로서는 거절하기는 힘든 유혹이다.
▷아랍국들◁
아랍국들은 각자 속셈은 다르지만 이스라엘에게 빼앗긴 자국의 영토반환 문제를 평화회담 개최와 연계시키려 하고 있다.
▲이집트=이미 79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고 시나이반도를 돌려받은 이집트는 아랍국들의 평화회담 참가를 적극 권유하면서 이스라엘과 아랍국들 사이의 조정자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아랍민족주의자들 사이에 「변절자」라는 이미지를 심어놓은 이집트의 조정자역할은 한계를 갖고 있다.
▲요르단=자국내에 3백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거주하고 있는 요르단은 평화회담을 통해 팔레스타인과 연방국가를 구성하려고 회담참가에 적극적이다.
요르단은 또 걸프전이후 악화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
▲시리아=「중동의 패자」를 꿈꾸는 하페즈·아사드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위해 미국의 중동평화안에 동조하고 있다. 시리아는 이번 중동평화회담을 지난 67년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에 빼앗긴 골란고원을 되찾는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레바논=시리아의 영향권에 있는 레바논은 중동평화 회담에서 지난 82년이후 자국 남부에 주둔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요구하려고 회의개최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사우디=옵서버로 참가할 예정이며 메카와 메디나 등 이스람성지를 관리하는 이스람세계의 종가로서 제3의 이슬람성지인 동예루살렘의 반환을 이스라엘에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불참할것이 확실하다. 사담·후세인 대통령은 평화회담 개최에 적극 동조하고 있는 경쟁자인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아랍세계에 대한 「배반자」라고 비난하고 있다.<김현수기자>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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