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점점 굳어지는 「유씨­오대양」고리/검찰 유씨 소환수사 주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점점 굳어지는 「유씨­오대양」고리/검찰 유씨 소환수사 주변

입력
1991.08.01 00:00
0 0

◎변사자중 1명 수원지역책 새로 드러나/“집단변사는 지역사채 사고” 추정(주)세모 유병언 사장과 전 삼우트레이딩 자금관련간부들,사채모집책 강석을씨(45·여) 등이 속속 검찰에 소환됨에 따라 삼우의 전국 규모 사채사기조직 및 수법이 드러나고 오대양 의혹과의 관련개연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검찰이 31일 지금까지 알려진 사채망외에 오대양집단변사 현장에서 숨진 김숙희씨(당시 35세)와 김씨의 남편인 암매장 살해범 한호재씨(38)가 중심이된 수원지역의 새 조직이 발견됐다고 밝힘에 따라 유씨가 「오대양사람들」과 밀접한 연결관계에 있었다는 심증을 더해준다.

현재 밝혀진 사채망은 ▲유·개발실 김기형과장­송재화­광주어머니 모임라인 ▲유­송재화­영진 베아링상사 최정남의 서울라인 ▲유·개발실 안효삼 차장­강을석­서울어머니모임 라인 ▲유­송­박순자의 오대양라인에다 ▲유­김숙희·한호재의 수원라인이 추가됐다.

이 사채망들을 통해 삼우로 유입된 자금중 특정피해자가 확인되고 자금추적이 어느정도 가능한 액수만도 11억원이 넘는데 검찰은 다른 지역의 사채조직과 유입자금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총사채 사기액의 확인이 어려운 것은 이들이 열성적인 신도들을 상대로 「하나님사업」을 내세워 돈을 모아 공개되지 않은 사례가 대부분인데다 오대양의 경우와 같이 피해자들이 문제를 삼기직전 사채연결고리가 끊어져버렸기 때문.

이같은 조직과 수법으로 미루어 검찰은 유씨가 각 사채모집책들과는 공동정범의 관계이며 전국규모 사채사기의 주범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오대양 박순자씨의 사채일부가 송재화씨를 통해 삼우로 흘러들어간 것이 확인된데다 김숙희·한호재라인이 새롭게 드러남에 따라 집단변사는 사채모집 과정에서 발생한 「지역사고」라고 보고 집단변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실마리로 삼고있다.

김숙희씨가 단순한 오대양직원이 아니라 수원자금책이었음이 밝혀진데다 김현의원 등이 함께 숨진 문말주씨(당시 37세·여)가 부산책이었다는 주장을 제기함에 따라 사채흐름의 연결고리를 끊고 사채유입처를 은폐하려는 과정에서 자살이든 타살이든 떼죽음이 일어났다는 추론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용인 변사현장에서 발견된 「개발비 불게하는 거다」라는 메모도 ▲박순자씨가 중간에서 빼돌린 사채를 상부에서 추궁한다는 뜻인지 ▲채권단 또는 경찰이 사채유입처를 캐려 한다는 것인지 불분명하기는 하나 사채사고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원인임을 말해준다.

여기에다 현장에선 발견됐으나 수사과정에서 사라진 「삼우도 고통받고 있다함. 용주(박순자씨 동생)갔다왔다함」이라는 메모는 최소한 삼우측과 오대양측이 사채사고의 수습책을 변사직전까지 논의했을 가능성을 알려주고 있다.

자수해 구속된 한호재씨가 오대양 직원이면서 수원조직일도 맡았던 사실이 확인돼 이들의 자수도 내막을 잘 알고있는 오대양 사람들과 유사장측의 내분 또는 사전논의에 따라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즉 ▲비밀을 알고있는 자수자들이 신변에 위협을 느꼈거나 ▲출소후 구제를 요청하던 자수자들이 배신당했거나 ▲살해·암매장건 자수로 모든 의혹을 깨끗이 씻을수 있다는 오판을 했을 가능성중 하나라는 것이다.

검찰은 이밖에 자금난에 허덕이던 삼우가 82∼84년 집중적으로 사기성을 띤 사채조달을 한 사실은 비교적 쉽게 확인되나 세모의 경우 신도들의 주식매입,부동산 근저당 설정,교회내 신용협동조합을 통한 투자 등으로 합법적·제도적 「통용」이 정착돼 세모운영 전반의 사법적 문제점을 찾아내는데 어려움을 겪고있다.

결국 30일 압송된 강석을씨가 밤새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자세로 유씨의 관련사실을 부인하는데서도 나타나듯 종교적 광신에 빠진 사람들을 얼마나 수사라는 합리의 칼날로 해부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 하겠다.<대전=신윤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