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오대양사건 수사가 배후혐의의 세모 유병언 사장에 대한 영장청구로 중대한 고비에 접어 들었다. 무성의했던 경찰의 축소수사에 뒤이어 검찰의 지루했던 여론수사도 끝나 그동안 수집한 증거를 바탕으로 유씨를 강제수사 하기에 이른만큼 이번에야말로 오대양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어야 마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앞선다.그러나 이번 검찰의 수사과정을 지켜보며 솔직히 걱정도 없지 않다. 오대양사건이란 광신적 사교신도 32명의 집단변사,2백억원에 이르는 사채의 행방,아리송한 자수동기,구원파라는 배후 등 네가지 의문이 얽히고설킨 유례없는 의혹사건임이 이미 분명해졌다.
그런데도 검찰의 수사는 오대양과 구원파 및 세모를 이어온 송재화라는 결정적 연결고리를 잡지도 못한채 유씨의 11억원에 이른다는 대규모 사채 모집수법을 벗겨내 사기혐의를 입증하는데 편중돼있는듯 해 수사초점이 잘못잡혀가고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있는 것이다.
유씨에 대한 사기혐의 수사가 총체적 의혹풀기의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결코 전부일수는 없다는 사실을 차제에 지적해두고자 한다. 그때문에 유씨에 대한 수사도 상습 사기수법의 사채모집 입증으로 끝날게 아니라 그 혐의를 시발로 앞서지적한 다른 의문들에 대한 단서를 찾아내는데로 이어져 결국은 모든 의혹을 말끔히 풀어내는데서 의미를 찾아야 마땅하다. 사리가 그러하기에 유씨에 대한 이번 구속수사는 사건의 또다른 어정쩡한 종결이 아니라 진정한 수사의 첫걸음이라는 각오와 자세이기를 국민들이 고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사실 오대양사건이나 구원파 사채사기행각 수사는 그동안 수사당국의 무성의와 태만으로 여러차례 실기한 사실이 이번 재수사과정을 통해 이미 드러나고 있다. 지난 87년 집단변사의 결정적 증거인 사체가 발견 이틀뒤 서둘러 화장된것이라든가,87년 89년 사채모집책 강석을·송재화씨가 검찰·경찰에 구속되었으나 당싱 적극적으로 배후수사를 하지 않았었고,86년 치안본부가 유씨에 대한 혐의를 잡고도 상부의 묵살지시를 무조건 따랐던 것이다. 그때의 거듭된 축소수사가 오늘의 의혹을 눈덩이처럼 키워왔기에 그 모든 짐을 한꺼번에 진 이번 검찰의 수사책임은 더욱 막증하고 각오도 의당 남달라야 하는 것이다.
언론의 표현처럼 검찰이 직접수사 10여일간 밝혀낸 유씨의 혐의사실은 사건전체에 비추어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때문에 검찰이 다른 엄청난 의혹을 풀지못하고 유씨 구속으로만 사건을 끝낼경우 검찰수사력의 한계를 스스로 노출시키고 오대양사건 자체도 영원한 미궁에 빠질것은 물론,정부에 대한 국민적 의혹도 그대로 남을 것인 만큼 지금이야말로 수사의 중대한 고비이자 위기인 것이다.
검찰은 이 사건수사의 중요성을 지적하는 여론을 겸허히 귀에 담이 빙산의 숨겨진 밑둥파헤치기에 더욱 열과 성을 디해줄것을 간곡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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