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한국의 험준한 산악지대에서 처절한 고지쟁탈전을 벌이던 미국과 중국은 헨리·키신저의 밀사외교로 수교하기에 앞서 1971년 탁구팀의 상호방문경기로 살육전으로 응어리진 적대감정을 풀었다. 경기기량과 수준은 천양지차이지만 태평양을 넘나든 미국과 중국간의 탁구팀 상호방문은 현대 외교사에 핑퐁(탁구)외교로 기록되고 있다. ◆얼마전에는 북한축구팀이 미국을 방문하여 10월 셋째주에 수도 워싱턴의 로버트케네디 경기장서 미국대표팀과 경기를 가질것이고 그에앞서 9월에는 북한 체조선수들이 인디애나주서 열리는 세계 체조선수권대회에 참가하여 북한체육인으로서는 미국땅을 처음 밟게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 체조선수들의 방미는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라는 의례적인 것이지만 축구팀의 방미는 친선을 목적으로 미국이 초청하고 북한이 이를 수락하여야만 실현될수 있는 것이어서 미국과 북한간의 관계 개선에 결정적인 계기를 이루고 양국수교로까지 이어져 70년대 미·중국간의 핑퐁외교와 같이 90년대 미·북한간의 사커(축구)외교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이 수속절차만 남겨두고 있고 미·소·일·중의 남북한 교차수교가 마지막 결실단계여서 미·북한간의 사커외교분위기는 70년대 미·중공간의 핑퐁외교 당시보다 훨씬 무르익은 상태이지만 1994년 제15회 월드컵축구를 유치하고 대회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미국으로서는 북한과의 사커외교를 통해 대표선수들의 경험축적과 기량향상 등 짭짤한 실리를 거둘수 있다. ◆그러나 북한팀의 미국방문 경기는 중개역을 맡았다는 재미동포 여자스포츠 프로모터가 밝혔을뿐 당사자인 미국과 북한의 축구협회가 침묵을 지키고 있어 현재로서는 공식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또한 그동안 북한이 너무도 철저한 반미선전공세 일변도로 일관했던만큼 북한축구팀의 방미경기가 곧바로 미국축구팀의 북한방문 경기로 발전되어 워싱턴과 평양이 사커외교로 이어질수 있을 것인지는 좀더 두고 보아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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