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선 「최악내분」 어디로 갈까/“결정불변” 불구 시기유동적/주류측/대응미룬채 「야통국면」 모색/정발연/원로그룹 “타협” 목소리속 “엄포용” 낙관 시각도조윤형 국회부의장에 대한 제명결정으로 위기국면에 돌입한 신민당 내분상은 주류측이 선제강공의 여유를 보이는 가운데 정치발전연구회측도 향후 대응방향을 놓고 비상태세에 들어가는 예측불허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주류측은 정발연에 대해 「조기정리」 의지를 명확히 하면서 분명한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대해 정발연측은 제명조치가 공식절차를 거쳐 확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구체적 후속행동을 결정한다는 입장아래 행동통일의 원칙을 거듭 다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극적 타협의 여지를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주류측에 강경기류가 더욱 드세져가고 있는 실정이고 정발연측 역시 강·온 양류의 대비가 김지되고 있어 사태는 매우 유동적이다.
○…그러나 정작 이번 내분의 사단이 된 조부의장의 이른바 남원 공천관계 발언자체는 사태의 급속한 악화와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당초부터 「심각한」 내용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21일 김대중 총재가 정발연소속 회원들을 서교호텔에 초청,5시간여에 걸쳐 대화를 나눈 자리에서 비롯됐다.
당시 모임은 모임의 시간이 말해주듯 피차간에 기탄없는 얘기들이 오간 분위기였다는 것인데,이 자리에서 조부의장은 당운영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측근정치의 폐해시정을 건의했다. 조부의장은 김총재 주변의 가족과 측근들이 당운영을 좌지우지해서는 안된다며 이번 사태에 문제가 된 남원 공천잡음,수서사건,이철용 이해찬의원 탈당을 부른 광역의회후보 공천잡음 등을 예시했던것.
그리고 이날 모임에서 오간 대화내용은 외부에 발설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며칠후 남원 공천관련 부분만이 부각돼 김총재 가족이 개입됐다는 주장과 수억원의 공천헌금 제공설이 일부 언론에 흘러나왔고 주류측이 이를 거세게 문제시한 것이 이번의 「제명파동」으로 이어진것.
서교호텔 모임석상에서는 이 문제가 주제로 올랐던게 아니라는 후문이지만,조부의장이 그전부터 사석이나 주석에서 자주 이 문제를 언급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번의 사단을 계기로 구체적으로 전해지는 남원 공천문제를 둘러싼 후문은 조찬형 의원이 김총재 가족과 측근들에게 4억여원을 「제공」했음에도 공천심사막바지에 자신에 대한 공천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수표 복사본과 고발장을 품고다니며 공천을 요구,이를 받아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리고 당초 공천대상이었던 이형배 의원을 전국구로 돌리면서 이의원의 전국구헌금중 3억원을 조의원이 지원해주기로 했다는 것. 조의원은 이 지원금으로 현금대신 수원지역에 있는 자신소유의 땅을 내 놓았다.
신민당은 이 땅이 즉시 처분되지 않아 모당직자명의로 갖고있다가 지난 광역의회선거때 처분,선거자금으로 충당했다는게 「남원 공천시비」의 전말이다.
김총재측은 공천헌금설이 광역선거의 주요 패인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펄쩍 뛰었다. 그러면서 조부의장에게 스스로의 해명과 사실무근의 얘기를 퍼뜨린데 대한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 주류측은 이의원과 조의원이 공천경합을 벌이긴 했지만 재야출신도 포함된 공천심사위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조의원이 공천됐다는 주장이다. 이에반해 조부의장은 『사실은 사실』이라고 분명히 확인하고 있으며,다만 『평소에 해온 얘기여서 공식사과를 해야할일이 없다』는 입장이다.
○…주류측은 이날 조부의장의 「제명」을 기정사실로 간주하면서 당무회의와 의총소집 등을 위한 인원점검 등 후속절차준비에 주력.
그러나 주류측의 일부 온건론자들은 여전히 정발연측과의 타협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나름의 기대도 표시하는 모습이지만 「대세」로 보기에는 어려운 느낌.
또 주류측의 강경파들 사이에도 임시당무회의 및 의총소집을 통한 제명의 「속전속결」을 주장하는 입장과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 엇갈려 있다는 후문.
이와관련,주류측의 김봉호 사무총장 허경만 유준상 권노갑 조승형 신기하 최봉구의원 등은 이날 서울 S호텔에서 조찬모임을 갖고 당기위 제명결정의 사후처리 대책을 숙의.
또 김총재도 이날 저녁 핵심측근인 이용희 최고위원,한광옥의원 등을 동교동 자택으로 불러 식사를 함께하며 향후 대응책을 논의.
김총장은 조찬모임이 끝난뒤 『당무회의를 열더라도 제명쪽으로 결론이 날것』이라고 「장담」하면서 『하지만 당무회의 소집시기는 유동적』이라고 언급.
유준상 의원은 『임시 당무회의를 소집할 경우 소집권자인 총재가 사건의 당사자처럼 돼있는만큼 당무위원들의 소집요구를 수용하는 성격이 될것』이라며 『성원은 문제없으나 모양이 나쁜점이 흠』이라고 설명.
이에비해 최영근 박영록 최고위원 등 주류측의 원로그룹은 『당기위 결정이 징계의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주류는 아량과 도량이 필요하고 조부의장은 당을 위해 일해나가겠다는 다짐을 통해 화합해야 할것』이라며 돌파구 마련을 기대.
○…정발연은 이날에도 전날 주류측의 기습선제공격을 예상외의 감정적 대응이라고 보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 정발연은 그러면서 주류측이 「진심」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개별적으로 주류측 인사들과 접촉에 나서는 한편 당분간은 「행동」을 삼간채 관망하겠다는 자세. 정발연은 이날 하오 국회의원회관 노승환 회장실에서 회동,향후 대응방향을 모색했으나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채 전날의 강경·유화 혼합기조를 재확인.
이런 가운데 일부 인사들은 민주당측의 야권통합 방안이 31일 발표되는 것을 계기로 신민당내에서도 야권통합 문제를 고리로 국면전환을 꾀해야한다는 적극적인 온건론을 제시하기도.
노회장은 『주류측의 결정은 당을 온통 망신에 빠뜨리는 것』이라면서 『저쪽이 비이성적으로 나온다고해서 우리도 그렇게 할수는 없다』며 당분간 「관망」할 것임을 시사.
정대철 간사장은 『상오에 주류측 사람을 만나봤는데 속마음을 잘모르겠다』면서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어쨌든 어제의 결정은 이해할수 없는 일』이라고 언급.
이상수 홍보간사는 『이제 냉각기를 가질때 아니냐』면서 『민주당의 통합방안이 내일 나온다는데 모레 당통추위에서 이를 기초로 통합문제를 본격거론할 생각』이라고 방향선회를 시도.
또다른 인사는 『정발연의 주조는 아직도 최종결과에 대해 희망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총재의 「엄포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다소 낙관적 견해.<조재용·신효섭기자>조재용·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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